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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Nov 19. 2018

고구마 나무(빵나무)와 사케

토마토 나무가 있듯이 고구마 나무가 있다. 고구마 나무는 내가 지은 이름이다. 이유는 열매를 기름에 튀기거나 쪄서 먹으면 고구마 맛이 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는 열매 튀긴 것을 사케(Sake)라고 부른다. 

There is a sweet potato tree as there is a tomato tree. I named the sweet potato tree. The reason is why it tastes like sweet potatoes if you eat the fried in oil or the steamed. In Vietnam, the fried fruit is called "Sake."    


맨 위-어린 열매,  왼쪽 막대모양-수꽃, 오른쪽 둥근 타원형모양-암꽃

나는 2013년 7월 30일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Serengeti National Park)에서 이 나무를 처음 보았다. 가이드는 열매 맛이 빵과 비슷해서 빵 나무(Breadfruit)라고 부른다고 했다. 같은 열대나라지만 르완다에서는 본 기억이 없다. 


베트남 껀터에 오니 이들 나무가 많았다. 하지만 꽃이나 열매는 말할 것도 없고 이름을 물어도 아는 이가 적었다. 그러다 직장에서 직원이 사케라며 튀긴 음식을 가져와 먹어보라고 해서 먹었다. 맛이 튀긴 고구마 맛이었다. 맛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직원들과 함께 한 접시를 다 비웠다. 그때 먹은 것이 알고 보니 빵 나무 열매를 기름에 튀긴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빵(맛)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맛이 있어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서 먹으려고 했으나 팔지를 않았다. 시장거래는 되지 않았다. 아파트 주변이나 재래시장 가는 길에 많이 있어 염치불구하고 집 주인에게 부탁해서 몇 개를 얻었다. 사례금을 주니 아무도 받지 않았다. 고마웠다.


집에 가져와 껍질을 벗기고 열매 살을 잘라서 기름에 튀겨서 먹었다. 역시 고구마 맛이었다. 쪄서도 먹었다. 찐 것은 물고구마 맛이었다. 단 맛이 덜한 것과 찐 것은 크림처럼 미끄러운 점이 달랐다. 먹어보고 난 뒤부터 나는 빵 나무라 부르지 않고 고구마 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아무리 빵 맛을 찾으려 해도 못 찾았고 빵과 같은 성질도 없기 때문이다. 


맛은 괜찮은 데 요리하기가 힘이 든다. 끈적끈적한 흰 즙이 나고 칼로 껍질을 벗기기가 어렵다. 열매 살도 생것은 단단하여 잘 잘라지지 않는다. 실온에 오래 두었더니 물컹해져 튀김하기가 어려웠다. 찌면 연하고 크림 같다. 하지만 튀김처럼 맛이 나지 않는 게 흠이다.


고구마나무 속에는 여러 종(Species)이 있어 내가 본 것이 Artocarpus altilis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고구마 나무(빵 나무)는 틀림없다. 


나무 키는 5~15m이며, 가지가 많이 뻗어 수형(樹形)은 위가 둥근 모양이다.

잎은 너비나 길이가 30~40cm로 크며 가장자리(葉緣)가 10곳이 깊이 갈라져 있다. 잎은 어긋나며 겉은 매끄럽고 윤기가 난다. 엽맥(葉脈)은 희고 뚜렷하며 어긋난다. 새잎은 멀리서 보면 꽃 같다. 잎이 피는 모습은 정말 다이내믹 하다.


암수한그루이며 꽃은 단성화로 암꽃과 수꽃이 따로따로 핀다. 수꽃은 길고 둥근 굽은 막대 모양의 축에 수백 개의 꽃이 육수화서(Spadix, 肉穗花序)로 핀다. 수꽃차례의 길이는 15~20cm이다. 꽃가루가 빠져나가고 오래 되면 녹색이나 연 녹색, 연 노란색에서 갈색으로 변한다. 


암꽃은 둥글거나 약간 둥근 짧은 타원형 모양의 축 겉에 수십 수백 개의 꽃이 육수화서(살이삭꽃차례)로 핀다. 화서 길이는 2~5cm이다. 수십 수백여 개의 아주 작은 꽃이 각각 수정을 하여 씨가 되고 이들 씨를 둘러싼 과육이 모여 1개처럼 보이는 열매를 만든다. 크기가 너무 작아 꽃받침, 꽃잎, 암술, 수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눈(肉眼)으로는 확인이 어렵다. 확대해서 보니 암술머리는 2갈래로 갈라져 있다.


왼쪽부터 신선한 열매,  찐 뒤 세로 단면 안의 축과 거기에 붙은 씨, 쪄서 껍질을 벗기고 잘라놓은 열매살

열매는 둥글거나 길이가 약간 긴 둥근모양이다. 겉에는 수백 개의 4~8각형의 조각이 이어져 있고, 각 조각 가운데는 짧고 뾰족한 돌기점이 있다. 이들 조각 1개가 하나의 꽃이 수정하여 1개의 씨가 되고 이들이 모여 하나의 둥근 열매가 되었다. 크기는 지름이 10~18cm이다.


나무에서 바로 딴 열매는 딱딱하다. 그러나 1주일정도 지나니 말랑말랑해지거나 물컹해졌다. 생으로 잘라서 맛을 보니 맛이 없어 먹을 수가 없었다. 쪄서 잘라보니 크림 같았고 쥐어보니 살이 터져 나왔다. 단 맛은 적었지만 고구마 대용으로 먹을 만했다.


열매가운데에 긴 축(軸)이 있다. 씨는 여기에 세로(수직)로 붙어 있으며 씨 알갱이와 끝의 가시 털은 열매살 속에 생선가시처럼 박혀 있다. 열매가 익지 않으면 열매살과 씨가 분리가 잘 안 된다.  씨 모양은 아주 홀쭉한 올챙이 모양이다. 정자(精子) 모양 같기도 하다. 씨 알갱이는 긴 타원형이며 여기 긴 털이 1개 붙어 있다. 크기는 길이 알갱이 4~5mm, 털 5~8mm로 전체 9~13mm다. 알갱이 너비는 1mm정도다. 색은 갈색이다.


KVIP 가는 길의 산업공단 내의 고구마 나무 가로수 길

이름은 한 번 지으면 보편화 되고 고정되어 바꾸기가 쉽지 않다. 빵 나무 역시 그렇다. 그렇더라도 나는 빵 나무보다는 고구마 나무라고 부르기를 바란다. 그 나무에서 빵 특성은 찾기 어려운 대신에 고구마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빵 맛은 전혀 안 나는 대신에 고구마 맛이 나고, 열매 성분에 전분이 많아서 그렇다. 이글을 읽고 한 사람이라도 빵 나무를 고구마 나무라고 불러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Once named, it becomes common and fixed, and changing it is difficult. So is the breadfruit( the bread tree). Even so, I hope to call it sweet potato tree rather than bread tree. It is because the characteristics of bread are hardly found from the tree while the tree has the characteristics of sweet potato. Instead of not tasting any bread, it tastes sweet potato and has a lot of starch in it. After reading this article, if anyone calls the bread tree as a sweet potato tree, I would be satisf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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