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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Oct 01. 2017

베트남 남부는 땅 반 물 반

껀터 시(Can Tho city)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 남부지역은 땅 반 물 반인 것 같다. 흙보다도 물이 더 많이 보일정도다. 논밭엔 농작물이, 들에는 열대식물이, 그렇지 않은 곳에는 강과 하천이 흐르고 물이 고여 있다.


수확 한 논에도 물이 가득한 논

산은 보이지 않고 지평선이 있을 뿐이다.

껀터 시에서 170km 떨어진 호치민 시(Ho Chi Min City)까지 약 3시간 30분(편도기준), 110km 떨어진 라 기아 항구(Rach Gia Port)까지 2시간 40분, 50km 떨어진 하우짱 도청소재지인 비탄 시( Vi Thanh city)까지 1시간 10분을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산을 보지 못했다. 갈 때 혹시 한쪽 만 보아 못 볼 수 있어 올 때는 다른 방향을 유심히 보았지만 역시 산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아예 산이 없었다.


지평선을 따라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들판은 열대식물과 작물이 무성하거나, 물이 차 있었다. 그렇지 않은 곳은 강이 흐르고 있었다. 수확이 끝난 논에도 물이 철렁철렁하며 일부 논에서는 농민이 조각배를 타고 다니며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하천에도 물이 가득

도시도 물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껀터시의 경우 하우강과 그 지류들이 도시전체를 속속히 흘러 천연운하(運河, canal)를 이루고 있다. 호치민시에는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즐길 정도로 큰 항구역할까지 할 수 있는 사이공 강이 흐르고 , 비탄 시에도 새로 조성한 행정타운 앞으로 하우강이 흐른다. 강은 물로 가득하다. 마른 강은 보이지 않는다. 조그만 하천도 마찬가지로 물이 출렁인다.


물이 없는 들판을 보기가 어렵다. 베트남에 이렇게 물이 많은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버스에서 잠을 자가며 대 평원을 달렸을 때도,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평원을 달렸을 때도, 캐나다 위니펙 주변의 광활한 유채 밭을 달렸을 때도 못 보았던 풍경이다. 


베트남 생활 얼마 안 되었는데 베트남하면 떠오르는 게 풍부한 물이다. 강과 하천이 많고 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오니 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논밭 안 가리고 물이 차있거나 고랑엔 물이 찰랑거린다. 하지만 식수는 사먹어야 한다.


베트남 남부에 인공 댐이 있다는 말을 아직 못 들어 봤다. 그래도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가뭄을 이겨내기 위하여 소방살수차까지 동원하여 논에 물을 주는 한국에 비하면 얼마나 큰 축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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