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인 사랑이 대가성 사랑이 될 때
사회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진리가 있다. 이웃 사람들을 보면 인사를 해야 하고, 부모님께는 효도해야 하며 이것은 나라를 초월해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진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관념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으로 우리 뇌에 자리 잡혀 있다는 말이다. 어떤 지인 A가 나에게 말했다. '효도는 꼭 해야 하는 걸까?', '효가 중요한 것일까' 꽤 흥미로운 질문이었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관념적인 부분들도 뒤집어 보면 다른 이면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부모님께 효도해야 하는 이유는 대게 '낳아주고 길러주기'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님은 우리를 사랑으로 키워주셨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보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게 사회 통념상 보편적인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A가 부모님에 대한 심리적 외상을 갖고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놀랍게도 본인은 부모님께 심리적 외상을 갖고 있고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 효를 실현해야 하는 것이 절대적인 진리인 것일까?
부모는 자식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푼다. 사랑해서 낳은 자식이기 때문에 조건 없이 자식들을 사랑하고 격려한다. 그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은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조건 없이 사랑한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감지하고 이해한다. 그런 사랑을 받은 자녀는 부모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돌려준다. 자신을 애써 키워준 부모를 외면하지 않고 받은 사랑을 '효'로 되갚는 것이다. 이런 보편적인 방식으로부터 보편적인 생각인 '부모에게는 효도해야 한다'라는 절대적 진리가 생겨났던 것이다.
애초에 '효도를 해야 한다'라고 강요하는 것이 대가성으로 느껴지는 사람, 무조건적인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이런 무조건 해야 한다는 '효'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부모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효도'를 이루기 위한 대가성이 아닌데 효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으며 조건부 사랑을 베푼 부모에게 자식은 '효'라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동경을 베풀기를 거부한다. 그렇기 때문에 '효'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 잠정적 진리인 것이지 절대적 진리는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