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브런치 장단점 비교
연말이 오자 나에게 고민이 하나 생겼다.
새해부터 '사색필사'라는 글 쓰는 모임에 가입해 글을 쓰려고 하는데, 이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쓸까? 아니면 브런치에 쓸까?라는 사소한 고민이다. '아이고 쓸데없는 걱정하고 있네'라며 헛웃음을 짓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새해에는 다이어트에 성공해야지'와 마찬가지로 '새해에는 죽어가는 브런치에 CPR을 해야지'라는 소소한 의무감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글쓰기를 할 때 이용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에는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가 있다. 두 가지 플랫폼을 모두 경험한 내가 보기에는 브런치와 블로그는 존 리의 '엄마 주식 사주세요'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처럼 장르가 다르다. 네이버 블로그는 연예, 재테크, 뷰티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글들이 인기가 있다면, 브런치에서는 에세이와 가슴 따뜻한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인기가 있다.(물론 나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주로 흥미위주의 내용이나 정보성 글들은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고, 에세이이나 글쓰기 모임을 통해 작성한 글 중 나름 괜찮게 썼다고 생각하는 글들을 선별해 브런치에 올리곤 한다.
아래 표는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를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한 내용이다.
보았는가 내 말대로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는 장르가 살짝 다르다.
내 경험으로 유추해 보자면 각 플랫폼에서 좋아하는 글이 따로 있고 글을 작성해야 하는 문법도 다르긴 하다. 내가 느낀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의 장단점을 따지자면 다음과 같다.
ㅇ 장점
1) 조회수가 콸콸콸!
우리나라 최고의 검색량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만큼 내가 쓴 글이 노출이 잘 된다.
2) 나는 외롭지 않아
네이버 블로그는 이웃 간 교류가 활발하고 댓글과 좋아요를 통한 소통이 활성화되어 있다.
3) 피드를 꾸미기 참 쉽죠~
'글감', '템플릿' 기능이 있어 다른 사이트 방문 없이 한 자리에서 글 작성, 사진 첨부, 편집, 글감 검색, 맞춤법 수정 등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4) 광고수익을 통한 보상(체험단 활동 포함)
내가 네이버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인데.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내가 쓴 글에 대한 보상으로 소소하게 수익이 들어온다.(진짜 소소하긴 하지만 이게 어디냐!)
ㅇ 단점
없다. 내가 쓰고 싶은 글 맘대로 쓰고 수익도 주는데 뭐가 문제?
'블로그로 부자 돼야지'라는 욕망을 품지만 않는다면 단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의 지나친 홍보로 인해 글의 완성도나 신뢰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 다 먹고살자고 하시는 거라고 이해하면 되고, 정 거슬리면 그런 이웃은 차단하면 그만이다.
ㅇ 장점
1) 나는 작가다.
브런치에서 글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작가 승인'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고 '작가'라는 타이틀을 부여 해 '나 글 좀 쓰냐?'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 준다. 올해는 선물로 '브런치 작가 카드'도 주던데 온라인 글쓰기 자격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 너는 글을 써라. 나는 브런치를 썰겠다.
온리 글에만 집중하게 해 준다. 진짜 글 쓰는 것 빼고 할 것이 별로 없다. (나는 바깥세상에 나가 사진 편집하고 오지만)
3) 간혹 강력한 뽕 맛을 준다
카카오 브런치는 다음에서 밀어주는 플랫폼이라 그런지 내가 쓴 글이 간혹 가다 다음 메인에 뜰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하나의 글이 3일 내 7만 뷰를 찍은 적이 있는데, 야 그 뽕 맛 한번 보면 더 이상 브런치를 미워할 수가 없다. 인생은 한방?! 해당 글은 피드 맨 밑에 붙여두겠다.
4) 출간의 기회가 주어짐
브런치의 알파와 오메가, 브런치의 존재 이유!!
브런치가 차세대 작가 발굴을 위해 열일한다는 점은 높이 산다. 내 주변에도 브런치에 글을 연재해 진짜 출간 작가가 되신 분이 있다. 작가 발굴에 목마른 출판사 관계자들이 브런치 주위를 기웃거리며 될 성 푸른 작가들을 물색하고 있다는 정보가. 그래서 작가의 꿈을 꾸시는 많은 분들이 브런치에 둥지를 틀고 계신다.
<90년생이 온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 베스트셀러가 다 브런치에서 발굴한 작품이라니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
ㅇ 단점
1) 내 글. 나만 바라봐
브런치는 네이버와 사이가 안 좋아서 브런치 글은 네이버에서 거의 조회가 안 된다. 내가 열심히 쓴 글의 조회수가 블로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구독자를 많이 거느린 스타작가가 아닌 이상 내가 쓴 글을 나만 바라봐
2) 글을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이건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는데 브런치에 쓰는 글은 왠지 잘 써야 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 브런치에 글을 쓰기가 살짝 꺼려진다. '나는 작가니까 작가다운 글을 써야 해'라는 나 혼자만의 자뻑병에 걸려서 일지도 모르겠다. 네이버 블로그는 브런치에 비해 부담이 적어서 그냥 편하게 쓴다.
3) 글에 대한 보상이 없다
브런치 이건 좀 문제라고 본다. 출간이라는 엄청난 보상이 있긴 하지만 그건 나에겐 내 배에 식스팩이 생기는 일과 같은 일이고. 책 낼 거 아니면 안 하면 돼 그러면 할 말은 없다만. 내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열심히 쓴 글 메인에 띄워 놓으면서 카카오 만원짜리 쿠폰이라도 줬으면 좋겠다. 이거 무슨 열정페이인가? 브런치 작가들이 유튜브, 블로그로 이직하는 이유가 있다. 양질의 글을 브런치에 올려주는 위대한 작가님들에게 '작가 카드'만 주지 말고 금전적인 대우도 살짝 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내가 느낀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에 대한 장단점을 적어 보았는데 '네이버 블로그'와 '카카오 브런치' 각자의 장단점이 다 다르므로 내가 글을 쓰는 목적과 가치관에 따라 쓰고 싶은 플랫폼을 선택해서 글을 쓰면 된다.
사업 홍보를 한다거나, 내가 쓴 글을 통해 광고료를 받거나 체험단 활동을 하고 싶다면 네이버 블로그를 하면 되고, 에세이, 문학작품을 쓰고 출간 작가의 꿈을 꾸고 있다면 카카오 브런치를 하면 된다.
인생은 용기의 양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난다
아니이스 논의 말이다.
블로그에 쓸까 브런치에 쓸까? 이런 고민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글을 썼느냐 쓰지 않았느냐가 중요하다. 글쓰기의 목적이 무엇이든 글을 쓴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일단 쓰자.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블로그나 브런치에 내가 쓴 소중한 글을 올려보는 용기를 가져보기를 바란다.
<조회수 7만 뷰 나온 뽕 맛 글>
https://brunch.co.kr/@yukkwang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