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갑질이야?

by 미세행복수집러


“실장님 선물드릴 거 있어요.”

사무실에서 결재를 하고 있는데 우 주무관이 무언가를 들고 들어온다.

“이게 뭐야?”

“선스틱입니다. 엄청 좋은 거예요.”

“이거.. 갑질이야?”

“아니에요. 제가 실장님한테는 이 정도는 해 줄 수 있죠. 실장님이 저한테 해주신 게 더 많아요.”

그렇게 선스틱을 내민다.


내가 “이거 갑질이야?”라고 물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며칠 전>

“TV에서 보니까 선크림을 바르는 게 피부 노화를 막는데 좋다고 그러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발라보려고”

“지금 와서 바른다고 좀 나아져요?”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어쨌든 열심히 바를 거야.”

“사무실에서는 선스틱이 더 간편할 것 같은데, 저도 선스틱 하나 사려고요.”

“그래? 그럼 내 것도 같이 사는 거지?”


그 대화가 오간 며칠 뒤, 우 주무관이 선스틱을 가져온 것이다.


갑질은 일반적으로 계약관계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을'에게 부당하게 행세하는 것을 뜻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상사나 관리자 등 권력 우위에 있는 사람이 부하 직원에게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내가 “이거 갑질이야?”라고 물어본 것인데, 다행히 우 주무관은 좋은 의미로 선물한 것이라 했다. 나도 우 주무관이 탁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내가 사용하던 꽤 괜찮은 탁구라켓을 선물한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서로 주고받은 셈이니 쌤쌤이라 해도 되겠다.


이를 지켜보던 박 주무관이 장난을 친다.

“실장님. 이거 청탁 아니에요?”

“무슨 청탁?”

“근평 잘 달라고 드린 거 같은데요.”

“에이~ 나는 우리 직원들 근평 공정하게 잘 주고 있어.”

그럼 우 주무관은 근평 깎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라며 웃는다.


이 말을 유심히 듣고 있던 서 주무관이 슬슬 다가오더니 나에게 홍삼진액 한포를 쓱 건넨다.

“실장님. 이거 드세요.”

ㅎㅎ 다들 왜 이래? 진짜 이거.. 갑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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