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자유로워도, 말은 그러면 안 돼!!

by 미세행복수집러

점심시간,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교직원들이 모여 급식소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미 식사를 마친 뒤였고, 넉넉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특히 교장선생님께서 여행 중 홍어를 드신 뒤 있었던 일화를 들려주시며 분위기는 한껏 유쾌해졌다.


“홍어를 먹고 버스를 탔더니 버스 기사님이 냄새 난다고 창문을 열고 ‘홍어 먹고 말도 하지 마세요!’ 이러시더라고요. 그 추운 겨울에…”

우리는 그 장면을 상상하며 크게 웃었고, 한동안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그때였다. 급식소 한쪽에서 청소를 돕고 계시던 어르신 한 분이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거참 XXX 시끄럽네, 돗대기 시장도 아니고…”

어?? 주변에 다른 사람도 없고, 아이들도 모두 나간 상황이라 그 말은 분명 우리를 향한 것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여쭈어보았다.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어르신은 고개를 돌리며 짧게 대답하셨다.

“저 혼잣말한 거예요. 신경 쓰지 마세요.”

하지만 분명 혼잣말이라고 하기엔 너무 분명하고, 너무 의도적으로 들렸다. 그래서 다시 여쭈었다.

“신경 쓰여서 그래요. 지금 뭐라고 하신 거예요?”

그 말에 대답은 없이, 어르신은 자리를 피하셨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우리가 식사하던 자리를 빨리 정리하고 싶으셨던 것일까? 아니면 어르신 개인적으로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으셨던 걸까? 어떤 이유이든, 불편한 감정을 그렇게 표출한 것은 아쉬운 일이었다.

그날 일을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아무리 속상하고 불편한 감정이 있더라도, 그것을 말로 표현할 땐 신중해야 한다는 것.


생각은 자유롭다. 어떤 감정을 느끼든, 어떤 판단을 하든 그 자체는 누구도 제한할 수 없다. 하지만 말을 꺼내는 순간, 그것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현실적인 힘이 된다.

옛말에 “쏘아진 화살과 말은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마음속 불편함을 말로 표출한 순간, 그것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특히 그것이 혼잣말처럼 가장된 ‘의도된 표현’이라면, 더더욱 상대의 기분을 해치는 말이 된다.


나는 오늘의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들릴 말을 내뱉지는 말자.

감정을 바로 표현하기보다, 한 번 더 생각하자.

상대가 내 말을 듣고 어떤 기분일지를 먼저 떠올려 보자.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배려이자, 성숙한 어른으로서의 태도일 것이다.

생각은 자유로워도, 말은 그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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