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 맛에 애들 키우나 보다.
아빠 탕수육이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몰라요~
오늘은 집사람이 미용실에 아이들 머리 예약을 해놨다고 해서
오래간만에 휴가를 내고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날이다.
집에서 아이들과 있다 보면 항상 고민이 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오늘 뭐 먹지?"이다.
역시나 출근 한 아내에게서 전화가 온다.
"여보 오늘 애들하고 뭐 먹을 거야?"
"글쎄 라면은 수요일에 먹었다는데."(ㅎㅎ 라면 없었으면 우리나라 육아계가 큰일 날 뻔했다)
"준서가 얼마 전부터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긴 했어. 그냥 짜장면 먹어"
"오늘 점심 짜장면 먹으러 갈까?"
"와~~~~!!" 둘째가 일어나서 춤까지 춘다.
"아빠, 탕수육 소짜에 짜장면 곱빼기 시켜서 준서랑 둘이 나눠먹고 아빠는 짬뽕 어때요?"
소파에 시크하게 누워서 유튜브를 보던 4학년 아들의 제안이 나름 설득력이 있다.
'올~ 아들아 넌 계획이 다 있구나'
이렇게 헝그리 삼부자는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짬, 짜, 탕> 정복의 길을 나선다.
식당에 들어 가 메뉴판을 스캔해 본다. 탕수육 소 15,000원, 짜장 5,000원, 짬뽕 8,000원 합계 28,000원.
그러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짬+짜+탕 세트메뉴 C' 가격 18,000원!!
짧은 순간에 판단을 마친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트메뉴 먹어볼까?"
쿨한 큰아들 : "네. 부족하면 더 추가해서 먹으면 되죠"
'이 녀석 4학년 맞아?'
드디어 기다리던 탕수육이 나왔다.
"음~ 이 바삭바삭함"
큰 아들이 눈까지 감고 탕수육의 맛을 음미하며 말한다. 마치 요리왕 비룡을 보는 느낌이다.
"아빠 탕수육이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몰라요~"
탕수육 하나에 세상 행복한 아들들을 보며 절로 아빠 미소가 번진다.
진짜 이 맛에 애들 키우는가 보다.
2020. 9. 18.(금)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