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세행복수집러 May 24. 2021

나의 흑역사

민정아 울지 마!!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미.. 민정아"



군대 전역 후 복학하기 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는 길.

그녀와 자주 가던 선술집 앞에서 나의 첫사랑 민정을 만났다.



대학 사진 동아리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었던 우리..



이별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임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랑의 양도 적어진다고 했었나..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 우리의 사랑 결국  끝나고 말았다.





헤어진 지 2년 만에 보는 그녀

하얀 피부 마른 몸매.

놀랍도록 균형이 잘 잡힌 얼굴.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듯한 커다란 눈망울.



"너 여전하구나"




2년 만에 만난 감회 잠시.

비 오는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


"민정아 무슨 일이야. 왜 울고 있어"



대답 없이 하염없이 울고 있는 그녀.

울고 있는 그녈 보니 내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민정아 대답을 해.
바보같이!!
왜  울고 있냐고





 그만 감정에 복받쳐 목 놓아 울고 말았다.


민정이도 울고, 나도 울고, 하늘도 울고..

세상의 모든 것이 우는 날이었다.






"띠리리리~ 띵띵 띵~

띠띠리리~ 띵띵 띵~"




휴대폰이 울린다.

어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병헌이다.



침대 옆에는 민정이가 수줍은 듯 누워있다.






"집에는 잘 들어갔냐?"

"응"

"미친놈. 좋은 추억 만들어 줘서 고맙다."

"응? 뭔 헛소리래?"





"너 어제 술 취해서 술집 앞에 있는 이민정 광고판 붙잡고 울고불고  크큭.

지나가는 사람들이 동영상 찍고 난리도 아니었어.

물론 나도 찍어서 잘 모셔뒀다.


네가 민정아 많이 춥지? 하면서 광고판 업고 가는 거 우리가 말리려는데 주인아저씨가 젊은 친구가 안 됐다고 가져가게 놔두라고 하더라.


이 새X 패기 사롸있네."



병헌이 미친 듯이 웃는다.




아 X발!!

그날 이후 내 별명은 술또라이에서 두 글자를 뺀 <술또>가 되었다.


민정이는 지금도 자취방 안에서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너 여전하구나"




※ 이 이야기는 100% 픽션입니다.

세상의 모든 술또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의 매너 IN 공항 면세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