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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친구들의 나라입니다

천국의 한 스푼 여섯번째 이야기

by yukkomi


천국에서는 더 이상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딸도 아니고 서로가 친구라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무리한 책임감으로 , 누군가에게 기대 살고 싶다는 과도한 집착 속에서 거족조차 모두 원수로 변해가고 있는 과정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아빠가 감당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기도 하며 ,누군가에게 아빠 역할을 전가시키며 비난과 원망으로 병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가족으로 만날 때는 원수였던 사람도 가만히 보면 친구로는 이미 참 괜찮은 면이 많은 한 사람임을 알게 됩니다.

각자에게 하나님이라는 제대로 된 부모가 생기니 드디어 우리는 무리한 책임감이나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한다고 행복하진 않습니다

일은 무리하지 않을 때, 좋아서 할 때 더 효과적이고 ,일이 노동이 아니라 즐거움이 됩니다

자식이든 부모이든 배우자든 역할에 묶인 관계로 만나는 게 아니라 사람자체로 관계 맺으며 사랑과 격려를 주고받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천국이 내 안에서 조금씩 이루어진다는 것이 기적입니다

이런 찬양이 생각나네요.

죄인도 원수도 친구로 변한다~~ㅎㅎ

누가복음 18:16-17
[16] 예수께서 그 어린 아이들을 불러 가까이 하시고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17]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천국은 어린아이들의 나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속한 공동체에서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점점 바보가 돼 간다는 말인데요. 그게 참 행복한 일임을 점점 알게 됩니다.

거듭난 우리는 아이로 다시 태어납니다.

어른의 옷을 벗습니다.


어른은 똑똑합니다 모르면 안 됩니다.

정신줄을 놓았다가는 망합니다.

수가 많습니다 .복잡합니다 .정말 꼬여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닙니다.겉을보고 속을 판단했다가는 큰일 납니다.

웃을 일이 없습니다.

옳고 그른 게 분명합니다.

상처를 절대 못 잊고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상처가 계속 아물지 않아서 건드릴 때마다 아픈 채로 삽니다. 그래서 용서와 화해가 어렵습니다.


아직 성숙하지 않았을지라도 순진한 아이들은요,

엄청 배려심이 깊거나 착하지는 않습니다만

하지만 악의가 있거나 의도가 있지는 않습니다.

단순하고 해맑습니다.

작은 일에도 잘 웃습니다.

똑똑하지도 않다고 걱정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믿으니까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습니다.

솔직하고 단순해서 속이 훤히 보입니다.

잘 까먹습니다.

상처를 기억하지 않으니 싸우고도 또 금방 화해합니다.

사람을 가려 사귀지 않습니다.

재밌는 게 있고 좋은 게 있으면 다 같이 웃고 누가 울면 다 같이 웁니다.

수시로 행복함을 느끼는 천국에 삽니다.

그런데 그 순수함이 참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고

기분 좋게 해 줍니다

어린아이들의 해맑음과 순수함은 깊은 성숙은 아닐지라도 이것만으로도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합니다. 살맛 나게 합니다

저는 제가 속한 사람들의 순수함에서 천국의 맛을 한 방울 느낍니다.

아직 엄청 성숙하진 않았지만 솔직한 사람들을 보며 어느덧 나도 솔직해질 수 있는 이곳이 참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생명 없는 솔직함은 무척 무례하고 불쾌한 것이지만

생명 안에서 순수함은 엄청난 힘이 있습니다 .

왜냐하면, 순수함 속에서 똥도 나오지만 계속 생명도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저희 공동체가 아직 미성숙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절망할 필요 없는 것은 아이로 태어나 부모밑에서 정상적인 성장과정으로 잘 크고 있기 때문이고, 공동체 그리고 한 영혼, 한 영혼을 아름답게 잘 키울 아빠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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