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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디에 Aug 29. 2024

음악소설집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혜영



일단 이 작가들을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니, 웃음이 절로 난다. 

완독 후 리뷰보다는 감상문을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 앤솔러지'를 분명히 하는 소설집의 각 소설마다 이별과 죽음, 상실감, 그리고 등장인물들 주변에 직.간접적으로 음악이 존재하면서 동시에 음악이 가진 파장과 위로의 힘을 보여준다.  


살면서 나한테만 일어난 것 같은 몇몇의 일들이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들이고,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을 수 없지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저 그렇게 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무게는 좀 덜해질까. 그리고 관계의 농도가 만남의 기간이나 시간과는 무관하다는 것, 음악만큼이나 언어가 갖는 울림 또한 우리의 가슴을 친다. 


미리 찍어놓은 사진처럼 그렇고 그런, 뻔하디 뻔한 매일을 살아가는 삶. 우리는 다를 게 없는 하루하루라고 푸념을 늘어놓지만 과연 그럴까. 인생은 한 지점에서 한 곳만 바라보는 단면이 아니기에,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


가족을 잃은 상실감, 남겨진 자의 쓸쓸함. 사람과 삶은 시간의 풍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켜지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에 또 살아갈 힘을 얻는다.  


우정과 사랑은 저절로 지속되지 않으며, 마음을 내어주고 귀를 열어야 하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했던 존재들과 상처 없이 헤어지는 방법은 없다. 상처로 인해 삶에 냉담해질 수도 있겠지만, 상처 외에도 남겨진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그것에 의지해 살아갈 수 있겠지.  


쓰다보니 작가들은 하나같이 독자에게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구나... .






책에 실린 작품 해설이나 작가 인터뷰를 성의 있게 읽는 편이 아닌데, 이번에는 제법 꼼꼼하게 읽었다. 김애란 작가의 인터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떤 대상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지지와 응원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은희경 작가의 <웨더링>의 결말 부분에서 음악회에 가자는 준희의 제안에 그보다는 낮술을 하자는 인선의 결정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작가 인터뷰 중 이 부분의 언급이 있어 반가웠다.  




사족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 중 목성이 가장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 '수성'의 일부를 가장 좋아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왠지 드뷔시의 '달빛'이 더 잘 어울린다.  






#음악소설집

#프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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