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직무, 그 중에서 변화관리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매주하고 있다. 사실 처음 생각 했던 것처럼 브런치 글을 열심히 쓰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지만, 보충하고 싶은 이야기는 앞으로도 차차 이어갈 수 있으니 오늘은 그 동안의 생각을 한 단락 정리하는 글을 적어봐야겠다.
커다란 종이를 꺼내여 지난 4년간 내가 일을 하며 어떤 감정이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어떠한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지 회고해보았다.
(최근에 배운 것 중 하나가, 일을 마무리하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것보다 스스로 '회고록'을 작성해보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오늘 모든 것을 다 옮겨적지 못하더라도, 소중한 내 친구들과 지인들을 만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기록해둔 내용들을 머릿 속에서 끄집어내 같이 이야기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부터 좋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첫 직장에서도, 이전 직장에서도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긴 했는데 내가 워커홀릭 스타일인지는 전혀 모르겠다. 정말 솔직한 마음은 '일하는 나'와 '일 밖의 나'라는 자아를 분리해놓고 철저히 이 두 자아를 왔다갔다하며 내 삶의 균형을 잘 맞추고 싶어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원하는 순간에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때로는 늦은 저녁과 주말에도 컴퓨터를 켜고 회사 일을 해야한다. 처음에는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직장을 우선적으로 찾곤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워라밸'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 좋다라고 말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첫번째 직장도, 이전 직장도 '나의 일'에 참 진심이고, 열심히하는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 한창 성장해야 하는 시기였던 나에게 좋은 환경이 자연스레 갖춰졌던 것 같다. 그들의 열심을 보며 나 또한 팀의 일원으로서 열심을 더 했었다.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다.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그 노력에 대한 결과를 서로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팀'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자연스레 '일하는 즐거움', '일을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갔다.
일단 주어지는 일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나의 성향이 돌이켜보니 참 좋은 곳에서 잘 쓰였다.
첫번째, '나의 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으니까. 나는 확실히 '성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갓생'이나 '성장캐'라는 단어에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고 있지만, (뭔가 한 단어로 '단정'짓는게 좋지 않다.)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고, 발전하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다. 성장을 통해 이전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 좋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내가 되는게 좋다. 어딘가에 쓸모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내가 되는게 좋다.
두번째,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 좋다. '성장'이라는건 절대 혼자할 수 없다는걸 알고 있다. 주변에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타인의 여러 시각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것 같다. 여러 시각으로 과제나 문제를 바라보고, 그 속에서 해결되어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게 즐겁고 재미있다.
(혼자 조용히 고민하고, 어떤 걸 파보는 시간도 내겐 너무 소중한데 혼자'만' 일하면 자주 내 한계에 부딪힐 것 같다.)
세번째, 앞에서도 살짝 이야기했지만, 내가 일을 잘하게 됨으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게 좋다. 그 누군가는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되기도 하고, 협업하는 회사가 되기도 하고, 가까운 내 동료가 되기도 한다.
글로 작성하고 보니, 나는 내 능력을 키워서 스스로 발전된 역량으로 주위에 도움을 전하는 것을 좋아하나보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혼자의 힘이 아닌, 함께하는 힘으로 해결해나가며 성공과 성취의 기쁨을 같이 나누는게 좋은가보다. (이럴 때 보면, 어릴 때 기질 참 어디 안 간다.)
구구절절 적고자 하면 참 많지만, 딱 3명만 꼽아봤다.
첫번째, 전 회사 리더.
그녀에겐 나에게 없는 능력이 있다. '용인술' 그리고 '전략적인 사고'. 팀원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해 그 사람을 적재적소 올바른 곳에 위치시켜 일이 잘 돌아가게 만든다. 나도 관계지향적인 사람이라 나름 주위에 사람도 많고, 다양한 친구들이 있지만 개개인의 능력을 '일'에 연결짓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임을 그녀를 보며 깨달았다. 처음에는 그녀의 능력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가만보면 그만큼 그 뒤에서 누구보다 팀원들을 열심히 관찰하고, 팀원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녀의 '전략적인 사고' 능력이 나는 일하면서 참 많이 부러웠다. 나의 강점은 '빠른 실행력'이지만 그만큼 나는 멀리 내다보는 것에 약한 편이다. 대략적인 큰 그림이 그려지면 일단 달리고 보는 편인데, 그녀는 회사나 누군가가 제시한 방향 너머의 그 뒷 상황까지 한번 더 생각하고 제안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가 일러준 가이드 라인 안에서 내가 업무를 분장받으면, 나는 딱 그 가이드 라인안에서 결과를 최선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고, 그녀는 그때마다 한번 더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더 큰 그림을 일러주었다.
사람마다 각각의 강점이 있어 나에게도 다른 강점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전략적인 사고'가 가능한 사람들이 종종 부럽다.
두번째, 항상 즐겁게 일하던 옆 부서 팀장님.
함께 협업이 많아 같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도 많이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그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했다.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끔씩 일에 지쳐있던 나에게 큰 위로와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이야기도 재밌게 하시고, 항상 에너지가 넘치던 분. 그리고 팀원들을 성장시키는데 자신의 많은 것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늘 멋있게 보였다. 햇병아리같은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업무의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수년간 그가 쌓았던 노하우들을 아낌없이 나눠주셨다. 그렇기에 나도 업무와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나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가끔씩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일뿐만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관심사도 다양하셔서 항상 이야기를 나누면 참 즐겁고 재미있던 분이다. 나도 앞으로 어디서 일을 하게되든지 그처럼 즐거운 모습과 마음으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세번째, 일의 끝 선이 높았던 옆 팀장님.
나는 확실히 '일잘러'들을 멋지게 생각하나보다. 나와 업무 접점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분인데, 일을 정말 잘해서 같이 미팅을 하거나 회의를 할 때 속으로 반한 적이 여러번이다. 만드는 자료의 퀄리티도 늘 높았고, 그녀도 일을 하며서 스스로를 참 많이 성장시키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초반 결과물과 최근 결과물을 보면 그녀가 쌓은 시간들 속에서도 많은 성장이 이루어진게 느껴졌다. 자신을 태우는데 아낌이 없는 사람.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일'뿐만이 아니라 팀 리더로서 '팀'을 성장시키는 것에도 진심으로 보였다. 가끔 이렇게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원동력'이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다음에 뵙게되면 꼭 여쭤봐야지. (근데 일잘러들에게는 특별한 '원동력'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냥 하는 거지 뭐-' 의 마인드랄까)
A4용지에 적은 내용은 훨씬 더 많은데, 한 편의 브런치에 담기에 양이 너무 많다. 오늘은 지난 시간동안 일에 대한 나의 마음과 기억에 남는 사람들까지 적어둬야지. 돌이켜보니 참 좋은 환경에서 성장했던 것 같다. 그 시간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고, 일하는 자아가 만들어졌겠지.
앞으로 남은 길고 긴 인생 속에 사회인으로서는 이제 겨우 5년 6개월이 지났다. (지금은 자발적으로 성장을 멈추고 쉬는 단계 ㅎㅎ) 앞으로 나는 또 어떠한 일을 하게될까. 새롭게 마주하는 일에서 나는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자아를 만들어가게 될까? 다른 건 모르지만 또 나는 의도치 않더라도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게될 것 같다. 사실 나는 어떠한 환경에서든 좋은 점을 잘 발견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