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사랑이 가르쳐준 것, 지금의 사람이 안아준 것
"그래도 좋은 사람이잖아”라는 말
상처였던 사랑, 조건으로 남겨진 사람
3년을 만났던 전 남자친구는
우리가 싸운 뒤, 내가 화가 나면
선물을 사주거나
부모님께 편지와 선물을 보냈다.
엄마는 그런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내가 상처받은 이야기를 꺼내면,
“그래도 좋은 사람이잖아. 네가 좀 이해해봐.”
하며 나를 다독였다.
결국 우리는 헤어졌다.
끝내 풀리지 않던 마음들은,
선물도 편지도 감싸주지 못했다.
부모님께는 굳이 알리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내 마음을 다시 꺼내어
지금의 남편과 연애를 시작했다
공백 없는 시작, 조심스러운 사랑
공백 없이 이어진 연애였던 탓에
나는 자주 미성숙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남편은 그런 나를 탓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걸 품어주면서도
단 한 번도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라 여기지 않았다.
싸우지 않는 연애, 말로 풀 수 있는 관계
혼인신고 이야기가 나오기 전,
약 1년 동안 우리는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
필요한 건 대화로 충분했고,
그 안엔 믿음과 여유가 있었다.
싸우지 않고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는 걸
나는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이 훨씬 행복해”
그렇게, 처음으로
지금의 남편을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시켰던 날.
엄마는 남편을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셨다.
“가진 게 없는 곳으로 시집가는 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며
밤새 울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니,
결국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냥, 전 남자친구랑 잘 만나지 그랬어…”
그 말은 가슴 어딘가를 콕 찔렀다.
엄마가 나를 이해하지 못해서라기보다,
내가 얼마나 아팠는지 아는 사람이
그곳으로 다시 등을 떠미는 것 같아 마음이 복잡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래도 좋은 곳에 시집가서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나는 지금이 훨씬 행복해. 괜찮아, 엄마.”
하지만 그날,
내가 바라본 엄마의 얼굴엔
작은 근심과 잔잔한 슬픔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가족과사랑 #연애에서결혼까지 #엄마와나
#감정기록 #브런치에세이 #사랑의모양
#상처를지나온사람들 #진짜행복이란
#브런치연재중 #브런치신규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