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수고했어, 도장 하나

율이의 손끝에서 건네받은 위로

by 율블리

밤 10시.

율이와 나란히 침대에 누워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참이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정말 숨 쉴 틈 없이 바빴고,

집에 돌아와선 쉴 새 없이 육아와 집안일이 이어졌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지쳐 있었습니다.


"이제야 끝났구나"

해야 할 일들을 다 마친 안도감에

눈을 살며시 감고 잠에 들려는 순간


율이가 벌떡 일어나 말했습니다.


"엄마, 잠깐만 기다려봐!"


율이가 후다닥 방을 빠져나가더니

곧 다시 빠르게 돌아왔습니다.


초롱초롱한 눈,

장난기 어린 미소.

그리고 손에는 작은 도장 하나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엄마, 오늘도 수고했어."


율이는 환하게 웃으며

제 손등에 도장을 콕하고 찍어주었습니다.

KakaoTalk_20250917_114624508.jpg 율이가 찍어준 오늘의 마침표

초록빛 동그라미가 손등에 선명하게 새겨지는 그 순간,

하루 내내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아무도 몰라줄 것이라 생각했던 하루.

그 하루를

내 아이가 이렇게 알아주고 있었어요.


짧은 말 한마디와

작은 도장 하나가

세상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죠.


"우리 율이도 오늘 수고했어"

라고 말하며 율이의 손등에

도장을 꾹 찍어주었습니다.


서로 손등을 마주 내밀며

우리는 깔깔 웃었어요.


"엄마랑 나랑 똑같다!"

"우리 둘 다 수고했네~"


해맑게 웃고 있는 율이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무겁기만 했던 하루가

웃음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율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 내일도 또 찍어줄게."


그 말에 웃음이 터졌고,

가슴 한쪽이 따뜻해졌습니다.


도장 하나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지친 하루 끝에 서로를 다독여주는

따뜻한 마무리였습니다.


도장은 금방 지워질 테지만

율이와 나눈 마음은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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