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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y 22. 2024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일상에서 체감하는 양성평등은 상당 수준 이루어졌다고 느끼고 있으나, 국제적인 통계를 보면 아직도 낮게 나와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의 젠더 격차 지수(GGI)는 146개 국가 중 105위를 차지하여 중간 수준도 안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한편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OECD 국가 ‘유리천장’ 지수도 조사 대상 29개국 중 29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12년째 한국은 줄곧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순위를 매겼겠지만 저로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통계입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 가정 살림을 비롯하여 상당 부분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고, 직장에서도 성차별적 제도나 관행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남녀 간의 임금 격차(남직원 대비 여직원 연봉 비율은 2023년 기준 68.9퍼센트), 기업에서 여성 임원 비율이 아주 낮고(국내 100개 기업 임원 여성 비율 6퍼센트) 여성의 정치 참여율이 저조한 것(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여성 비율 14퍼센트)은 사실입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하여 볼 때 가정에서는 아내로서 또는 어머니로서의 여성의 영향력은 남성에 못지않으나 정치, 경제 분야에서의 여성의 역할은 아직도 미진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직장에서 육아 때문에 여성 스스로 권리를 제한하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연세가 많은 분들은 조선시대 이후 관행화되었던 남존여비 사상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데서도 연유되고 있습니다. 사실 여성을 비하하는 속담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는 그릇 한 죽도 셀 줄 몰라야 복이 많다”, “여편네 소리가 그 집 대문 밖까지 들리면 그 집안은 3대가 망한다”, 또는 “여자는 문서 없는 종이다”. 이렇게 무섭고 끔찍한 말들이 불과 몇십 년 전까지도 이어져 왔지요. 물론 현재 이런 관행이나 풍습이 통용되는 것은 아니나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사고의 잔재가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여성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경력 단절과 사회 소외를 겪지 않고 재능을 살려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남녀가 정서나 신체적 조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능력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여성은 직장의 꽃이 아니고 당당하고 동등한 구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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