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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y 27. 2024

한번 더 인문학


  지난주에는 인문학에 대해서 두 차례 글을 올렸습니다. 하나는 우리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선진국이지만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는데, 종합적으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인문학이 추구하는 가치가 사회 전면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중도일보> 칼럼을 통하여 인문학은 기술, 과학에 융합하여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인문학 전공자들의 충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더불어 오늘 한 번 더 인문학을 강조하겠습니다.


  인문학은 문·사·철(文·史·哲)로 요약하지만 예술을 빼놓을 수 없지요. 문학, 미술, 음악, 무용 등 모든 예술은 작가의 심오한 세계 인식을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타인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과학으로 입증할 수 없는 것도 예술 작품을 통해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문학의 힘인 것이지요.


  예를 들어 미국인 시민인 엘리자베스 스파이너스는 ‘영원’이라는 세월의 길이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습니다. 아마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요?


  <영원>이라는 시는


  “단단한 암벽으로 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위로

   백 년 만에 한 번씩 한 마리 새가 지나가면서

   그 날개의 끄트머리로

   산꼭대기를 가볍게 스치고 간다고 해보자

   영원이란

   그 새가 계속해서 스치고 날아가

   마침내 산이 완전히 닳아 없어질 때까지

   걸릴 만한 시간이다”


  이 시를 읽고 나면 누구라도 “바로 이것이 영원이구나”라고 무릎을 치게 될 것입니다. 이 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논리적으로는 수긍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인문학은 우리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 또는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사고나 관행의 이면(裏面)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문학이 발전한 나라가 선진국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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