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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Jun 05. 2024

김소월의 진달래꽃


  저는 가요보다도 가곡이나 동요 부르기를 좋아합니다. 애창곡은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로 시작하는 김동진 곡의 <봄이 오면>입니다. 저의 지인 중에는 많은 분들이 제가 부르는 이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가사에 ‘진달래’가 나오지요. 그래서 저에게는 산에 핀 진달래보다 노랫말 속의 진달래가 더 친숙합니다.


  진달래는 봄을 알리는 첫 꽃입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3월 중순에 피기 시작하여 4월 초에 만개하다가 4월 말에 지지만, 요즘은 이상 기후로 개화 시기가 일정하진 않지요.


  <진달래꽃>은 김소월의 대표적인 시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송하는 시로 알려져 있고, 한국인으로 귀화할 때 필기시험에 <진달래꽃>의 지은이가 누구냐는 질문이 나온다고 하지요. 교과서에 맨 처음 등재된 시도 바로 김소월의 <진달래꽃>이지요.


  김소월은 1902년에 평북에서 출생하였으나 32세의 일기로 요절한 시인인데, 그의 죽음도 극적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뇌일혈로 쓰러졌는데. 아편 과다복용설도 있고, 자살설도 있지요. 그런데 그는 우리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시인이며 그의 시 <진달래꽃>은 전 국민 애송시 1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진달래꽃>은,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문학 평론가에 따라 해석이 다른데, 이어령 교수는 미래에 님과 이별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나타낸 시라고 했습니다. 사랑의 비장한 마음을 표현한 상징물이며 반어법을 구사했다고 했지요.


  그러나 권영민 교수는 “이별의 노래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훨씬 뛰어넘는 사랑의 노래“라고 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이 아닌 ‘돌아가신 어머니께 쓴 편지’라고도 주장하는 분도 계시지요. 그러나 평론가들이 어떤 주장을 하든지 해석은 독자의 몫입니다.


  이렇게 진달래꽃에 관해 썼지만,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김소월의 시 중에서는 <개여울>이 가장 좋습니다. 개울에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이라는 ‘개울의 여울’이라는 말도 예쁘고, 특히 이 시가 이희목에 의해 작곡되어 정미조와 아이유가 불렀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며 김소월의 ‘감정 그 이상’이 저에게 이입되었지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개여울>의 시를 읽으면서 그 오묘함에 오히려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두 여성 가수로부터 전달된 감성이 5감에 스며들어 이젠 뭔가 알 것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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