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家)'는 있지만 '족(族)은 사라지고 있다.
스스로를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라고 칭하는 송길영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빅데이터 최고 전문가 중 한 분입니다. 그런데 그가 강조하는 마인드 마이너는 ‘빅데이터라는 광산에서 사람의 마음 조각을 채굴한다’는 의미가 되지요. 그는 오래전부터 빅데이터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의 흔적들을 모아서 관찰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일상적 기록을 관찰하며 현상의 연유를 탐색‘하기 때문에 일반 학문이 갖는 추상성보다는 보다 실질적으로 마음을 캐내는 작업을 합니다. 그는 최근에 가족관계와 나이 듦에 대해 탐색하였습니다.
그는 가족관계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씁쓸함‘을 토로하였습니다. 즉 “친정어머니가 시장 가격보다 낮은 처우로 투입되었고... 헌신의 대가로 자식에게 관심받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과 미안한 짐을 벗고 싶은 자식의 마음은 이상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낸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관계는 “죄책감을 덜고 싶은 자식과 그 죄책감에 기대서라도 자식과 끈끈하게 이어지고 싶은 부모의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이래서 불안한 동거는 유지되고 있지요.
요즘 맞벌이 부부는 은퇴한 (시)부모에게 자식을 맡기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가정마다 경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송길영 박사가 얘기하는 ’시장 가격보다 낮은 처우‘가 모두 통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싶어 하는 것은 부모들의 진심일 것입니다. 이러한 자식에 대한 헌신으로 자식에게서 관심이라는 반대급부를 받고 있지요. 따라서 가족 간의 질서가 새롭게 정의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한 명의 자식이 여러 명의 노인(양가의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을 돌봐야 하는 경우에서부터, 반대로 자식을 위해 살던 집을 반으로 줄여 양도하거나, 생활비가 부족한 자식들을 위해 연금의 대부분을 지원하는 경우까지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평화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큰 문제는 없겠으나 많은 경우 원망과 불화가 내재하고 있지요.
“건전한 부모자식관계는 무리한 요구는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도 하고, “누구의 삶도 다른 사람을 위한 도구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지만, 그것이 부모자식관계에서 적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족도 남처럼 거리를 두는 것은 잔인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송길영 박사는 ’효도‘라는 말 자체가 확연히 줄어든 ’핵개인‘의 시대에서 ’가(家)는 있지만 족(族)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회 경제 요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의 의미와 역할이 확연히 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돌봄‘은 가족 안에서 해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공동체의 개입이 불가피하지요. 즉 자립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공동체(국가 포함)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