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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Jul 03. 2024

신앙적 열의와  세속적  욕구


  인간은 상호모순적인 가치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감정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의 대립일 것입니다. 또 하나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는 신앙적 열의와 세속적 욕구가 충돌하고 있지요.


  기독교에서는 ‘헌신’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아마 헌신은 ‘사람을 죄의 속박에서 벗어나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알려진 19세기 대설교자 드와이트 무디 목사의 좌우명이 바로 “헌신하라, 그리고 또 헌신하라”였다는 것이지요. 이 헌신은 바로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전도를 뜻하는 것일 것입니다.


  이렇게 신앙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면 단순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신앙적 열의와 세속적인 욕구가 한 영혼 안에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방적으로 가족과 사회와 국가에 헌신만 하기에는 많은 유혹이 있고 욕심도 있으며 야망도 있습니다. 야망을 우선 달성해야 헌신을 할 수 있다고 합리화하기도 하지만, 야망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무수한 사람들의 헌신을 강요해야 하는 점을 가볍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


  신앙적인 문제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을 섬길 줄 알고 다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헌신적인 삶을 사는 자세이고 헌신을 실천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헌신은 희생과는 다릅니다. 희생은 어려운 선택을 하거나 이익의 포기를 의미하지만, 헌신은 특정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보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말합니다. 세속적인 차원에서도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헌신의 정신이 아닐까요? 헌신이 우리 모두가 지향하는 가치이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요? 자신을 위한 눈물은 약함의 표현이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눈물은 존중과 연민이 있는 강한 의지와 헌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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