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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Jul 08. 2024

우리나라 사계절이 재설정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고 자랑이었습니다. 봄은 3월부터 5월까지, 여름은 6월부터 8월까지, 가을은 9월부터 11월까지, 겨울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각각 3개월씩을 차지했지요. 그런데 기상청은 1907년 이후 117년 만에, 여름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계절 패턴의 붕괴를 공식화하고 ‘사계절 재설정 논의’를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일평균 기온이 섭씨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을 뜻합니다. 이 기준으로 1940년까지의 여름은 1년 중 98일이었고, 1991년부터 2020년까지는 118일로 20일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그중 최근 10년(2011년부터 2021년)은 127일로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것입니다. 기상청은 최악의 경우 21세기 후반부(2081년부터 2100년)에 우리나라 전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온대 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체질이 완전히 바뀌는 것입니다. 이미 농업 지도는 아열대 화하고 있지요.


  오늘 7월의 두 번째 주가 시작됩니다. 과거라면 아직 무더위가 시작될 시기는 아니나 올해는 이미 6월부터 섭씨 30도가 넘는 폭염이 시작되었습니다. 외국의 사례는 더 심각합니다. 중국 신장 지역은 이미 섭씨 70도가 넘었으며 인도의 뉴델리는 섭씨 50도가 넘어 낮의 열기가 쌓여 밤 기온도 섭씨 35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성지순례객이 뜨거운 날씨에 1,0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산불과 장마도 심각한 수준이지요.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구팀의 발표를 인용 “지난해 ‘극단적 산불(extreme wildfire)’의 빈도 및 강도가 2003년의 약 2.2배로 증가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제가 새마을운동에서 ‘탄소중립’ 운동을 펼칠 때(2022년) 우리나라의 이상 기록을 살펴보니까, 가장 추운 달인 1월이 역사상 가장 따뜻했고, 따뜻해야 할 4월은 쌀쌀하고 강풍이 많았으며, 6월은 폭염이 있었고, 7월은 선선했으며 8월에는 늦더위가 있었습니다. 10월은 건조했으며, 11월은 기온과 강수량의 변동이 컸습니다. 태풍은 8월 이후에 4개가 찾아왔고 오히려 평소와는 달리 7월에는 태풍이 없었습니다. (염홍철 <새마을인문학> 105쪽 참조) 이와 같은 현상은 그 뒤에도 비슷하게, 혹은 더욱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본다면 북극 기온이 1881년 이래 가장 높았고, 동아시아에는 6월에서 8월까지 기록적인 장마와 집중호우가 내려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중국의 최장 장마 기간은 62일이나 되었고, 같은 해 7월에서 9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은 서울 전체 면적의 26배에 해당하는 지역을 태웠습니다.


  따라서 기후 위기는 경고가 아니라 현실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2050 거주불능 지구’라는 주장을 소개했지만 이것이 하나의 ‘착각’이라 할지라도, 탄소중립 등 온실가스 감축 운동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문명사적 대전환’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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