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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Jul 30. 2024

우리는 왜 일을 하고 무엇으로 보람을 얻는가?


  우리가 일을 하는 것, 즉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까지도 돈은 인간의 변화무쌍한 소원과 다양한 욕구의 대상을 자기 자신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라고 말했지요. 그러나 돈을 행복 또는 인생의 보람과 동일시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높은 소득 수준과 행복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 결과로 밝혀졌습니다. 전통적인 주류 경제학에서는 소득 수준과 행복 증진은 같은 것으로 보았으나, 소득이 기본 욕구를 충족시킬 정도이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일을 하는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당연히 사회적 지위와 명성은 자존감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지요. 그러나 이것도 루소가 말한 대로 타인의 눈으로 자신을 판단하는 것일 수 있고, 또한 명성에 대한 지나친 욕망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 이론’이 적용되지요. 이것은 일정한 지위에 만족할 수 없고 계속적으로 지위가 높아지는 것을 욕구한다는 것입니다. 즉 짠 물을 마시면 자꾸 물이 키는 원리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진학과 직업 선택은 부모의 의견이 많이 작용합니다. 부모는 자식을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으로 몰아가지요. 그런데 그것은 자식의 행복을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부모의 위신과 만족을 더 고려한 것일까요? 물론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식의 행복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누구 아들은 어느 대학에 들어갔대’, ‘누구 딸은 의사가 됐대’라는 평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염홍철의 아침단상> 294 참조)


  이러한 것들이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적절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행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고, 객관적인 조건 이상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또한 행복은 큰 것이 왕창 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들이 지속적으로 모아져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행복은 ‘즐거움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인 것입니다. 작은 것을 자주자주 지속적으로 느껴야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직업을 선택하고 인생의 보람을 얻는 것은 꼭 돈이나 지위가 아니고 행복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짓고 싶습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행복은 자신의 마음 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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