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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Aug 20. 2024

가치와 가격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으로 가치를 살 수는 없습니다. 생각이나 의지로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으로 가치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만물의) 가치는 신의 섭리에 의해 결정되고, (재화의) 가격은 인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가치는 철학자의 탐구 대상이고, 가격은 경제학자들이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물론 경제학에서는 가치라고 하는 것을 ‘교환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치와 가격의 구분이 애매하기는 합니다.


  가치는 인간의 욕구와 관심의 대상 또는 목표로써 진·선·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수요자와 공급자는 모두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가정에서 성립될 수밖에 없지요. 그렇지만 이 가정이 현실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은 경험상 충분히 증명되고 있지요. 수요자나 공급자를 막론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사례들을 많이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치와 가격을 사람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가치가 높은 사람은 가격도 높다’는 것이 이행이 된다면 문제가 없으나, 가치는 높은데 가격은 낮을 수 있고, 가치는 낮은데 가격이 높을 수도 있습니다. 가치와 가격이 일치되지 않는 것이지요. 권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가격은 높으나 가치는 낮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묵묵히 자기 소임을 다하고 이웃에 연민을 가지며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해 작은 노력이라도 아끼지 않는 서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당연히 가치 있는 삶을 살지만 가격으로는 높게 쳐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요? 이러한 현상을 인문학 속으로 끌고 와야 합니다. 가치나 가격은 결국 인간이 행하는 삶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8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첫날, 가치와 가격이 일치되는 사회를 염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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