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낸 팀에게 상금을 주었습니다. 상금을 받은 팀에서, 그 사용 용도에 관해 팀원 간 의견을 물어보니, 세대에 따라 대체로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386세대(30대면서 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6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그 돈으로 팀의 화합을 위해 회식을 하자고 했고, X세대(1965년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세대)는 팀원의 숫자대로 N분의 1로 분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M,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는 성과에 기여한 만큼 차등 분배를 하자고 하였답니다. 386세대는 화합을 중요시했고, X세대는 균등히 공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MZ세대는 형평성이 공정이라고 인식한 것이지요. 즉, 어떤 성과에 대한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분배받고 평가받는 것이 공정하다고 본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세대를 구분하여 공통점을 추려내는 것이 쉽진 않습니다. 세대의 범위가 넓고 그 안에도 지향과 가치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세대 구분을 따랐지만, 저는 MZ세대를 ‘요즘세대’라고 통칭하고 싶습니다.
사전적 의미의 공정성은 “공평하고 올바름”이라고 한다면, 공정은 X세대가 이야기하는 평등과 MZ세대가 이야기하는 형평이 기본을 이루는 것이지요. 평등은 한쪽으로 치우 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면 형평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균형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MZ세대가 강조하는 ‘성과’(주의)는 능력주의와 같은 의미로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MZ세대는 능력주의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도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저서를 통해서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MZ세대가 지향하는 공정성이란 위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성과에 기여한 만큼 차등 배분하는 것’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균형’을 모두 포괄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샌델은 ‘내가 받은 능력은 행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나의 재능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운(運)이라고 하는 것에, 공정성을 논하는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며 능력주의 신화에 도전하지요.
이렇다면, ‘공정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든 MZ세대의 논리적 모순일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성과’와 ‘공정’에 대한 구분이 가능합니다. MZ세대가 말하는 성과의 기반에는 능력주의가 아닌 형평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공정성 강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