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젊은이’들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것은, 그 시기에 에로스적 사랑이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남녀가 사랑을 하게 되면 페닐에틸아민이라는 뇌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몸의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내성을 기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생리적으로 그런 작용이 활발하고 사랑의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사람에게 더 많이 찾아오겠지요. 그런데 뇌 호르몬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사랑의 유효기간은 3개월에 불과하고 길어야 3년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페닐에틸아민은 시간이 지날수록 내성에 의해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평생 유지된다는 실험 결과도 있음)
젊은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가 갑자기 이별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이별을 통보받았거나, 그런 분위기를 느낀 사람은 그 사실을 인정하거나 이해할 수 없고,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막막한 심정을 가질 것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으나 하나는 성격이나 사고방식이 달라 수시로 다투다가 급기야 헤어지는 경우가 있고, 다른 하나는 잘 지내고 있는데 갑자기 상대방의 태도가 변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전자는 두 사람의 노력에 따라 치유와 회복이 가능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바로 뇌의 작용이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은 싫어’라는 뇌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이별을 선언하면서 이유를 대지요. ‘성격이 안 맞아’, ‘나를 무시하고 배려하지도 않잖아’, ‘자주 하는 막말에 상처를 받아 용서할 수가 없어’ 등등의 이유입니다.
이것은 젊은 남녀가 소개팅을 하거나 선을 볼 때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행복학 전문가 서은국 교수에 의하면 여(남) 성이 선을 본 뒤 상대방이 싫은 이유로, 담배를 피워서, 또는 키가 작아서라는 이유를 대고 있으나, 실제로는 만난 뒤 3분 만에 내린 동물적 판단이라고 합니다. 즉 ‘왜인지 그 사람은 아니다’라는 뇌의 명령을 그 여(남) 성은 담배, 또는 키 등 명분을 찾아 싫은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뇌의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참조)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아는 것 같지만, 사실상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상당 부분 생각과 행동은 뇌에서 나오는데 뇌의 작용은 본인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호흡, 소화, 혈액 순환 등 생리적 기능은 보이지도 않고 의식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경험 중 의식적으로 생각나는 부분, 또는 보이는 부분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이나 습관이 뇌를 훈련시키고 길들이는 것입니다. 뇌를 훈련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상대에 대한 좋은 추억을 자주 되살려 보고, 사진을 소지하면서 수시로 보고, 하루에 상대에 대한 감사한 점을 하나씩 생각하며, 만나서도 긍정적인 표현을 생활화하면 뇌가 사랑을 지키는 데 최적화될 수도 있습니다. 연인들은 항상, 사랑은 상대의 결점과 부족한 점을 인내하고 포용하는 것임을 다짐해야 합니다. 결국 사랑은 감정만이 아니라 이성과 지성의 뒷받침이 필요하고 꾸준히 노력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을 쉽게 포기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