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인간관계에서 적과 동지를 지나치게 구분합니다. 따지고 보면 적이 동지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동지가 적이 될 수도 있는데도 말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더욱 심각하지요. 51%만 내 편으로 만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49%를 적대시합니다. 그럼으로써 51%의 결속력을 강화하기도 하지요. 개인적으로도 사소한 이해관계나 작은 충돌의 경험이 있으면 적으로 돌려 갈등을 심화시키고 이러한 현상은 주위 사람들까지 편을 가르게 하지요.
그러나 원수 같은 사람을 관용하여 자신의 최측근으로 만드는 사례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 진정한 승리이지요. 대표적으로는 링컨의 관용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링컨에게는 변호사 시절부터 그를 무시하고 모욕하는 정적이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에드윈 스탠턴이었습니다. 스탠턴은 변호사 시절부터 링컨을 얕잡아 보고 무례한 언어로 조롱하고 독설을 퍼부은 사람이었습니다.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링컨의 당선은 국가적 재난”이라고 비난했지요.
그런데 링컨은 대통령 당선 후 내각을 구성하면서, 가장 중요한 국방장관 자리에 바로 그 사람을 임명했습니다. 더구나 스탠턴은 공화당 소속인 링컨과 정당도 달라 민주당 골수였습니다. 따라서 참모들이 반대한 것은 당연하였지요. 참모들의 반대 건의를 듣고 링컨은 “그 사람이 나를 수백 번 무시한들 어떻습니까. 그는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으로 국방장관을 할 충분한 자질이 있습니다. 그는 지금의 남북 전쟁이라는 난국을 훌륭하게 극복할 수 있는 소신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결국 스탠턴은 국방장관이 되었고, 링컨과 힘을 합쳐 국난을 극복하고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당연히 스탠턴은 링컨을 가장 위대한 인물로 존경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후 링컨이 암살을 당했을 때, 링컨의 시신을 붙들고 “여기 가장 위대한 사람이 누워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통곡하였다고 합니다.
링컨은 원수를 없앴는데, 죽이거나 탄압해서 없앤 것이 아니라 사랑과 포용으로 녹여서 자신을 가장 존경하는 최측근으로 만든 것입니다.
사정은 각각 다르겠으나 원수를 포용하여 최측근으로 만들 수 있는 관용과 포용이라는 원리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지도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적용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