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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어떤 인물인가?

by 염홍철


크리스틴 케르델랑은 <정부 위에 군림하는 억만장자들>이라는 책에서 일론 머스크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첫 번째는 머스크는 ‘기술 혁신자’인가? 아니면 ‘초국가적 권력자’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케르델랑은 머스크를 단순한 기업가나 혁신가가 아니라 국가권력을 초월하는 존재로 묘사하였습니다. 그는 테슬라, 스페이스 X, 스타링크, 뉴럴링크 등 여러 기업을 통해 에너지, 교통, 통신, 인류 미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머스크의 ‘우주 식민지 개척’에 관한 논란입니다. 머스크가 스페이스 X를 통해 추진 중인 화성 이주 프로젝트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비전”이라는 긍정적 설명도 있지만, 이 계획은 현대판 우주 식민주의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화성에 대한 선점권과 지배권을 가진 소수 엘리트만의 공간이 될 가능성을 경고한 것입니다.


세 번째, 머스크의 기업들은 정부 기능을 대체한다고 봤습니다. 스타링크라는 위성 인터넷은 정부의 통신 인프라를 대신하거나 심지어 전쟁 지역에서 독자적 통신망을 제공함으로써 국가권력을 넘어선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스타링크가 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사례로 어떤 국가도 가질 수 없는 통신 통제력과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것이 확인되었으며 심지어 국가들이 머스크의 결정에 의존하게까지 되었습니다.


네 번째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입니다. 케르델망은 머스크가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세금을 회피하고 규제를 무력화하거나 우회하면서 공공영역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는 것이지요. 정치적 영향력도 언급하였는데, 머스크는 SNS를 통해 여론 형성에 직접 개입하고 있으며 트위터(지금의 X)를 인수하면서 정보 유통과 검열 문제를 독점적으로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로 머스크는 AI와 생명공학으로 초인간을 꿈꿨습니다. 뉴럴링크와 같은 프로젝트는 인간 능력 증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인류 진화 자체를 소수의 부유층이 결정할 수 있는 시대를 여는 것이라 우려했습니다. AI와 생명공학을 통해 수명연장, 인간 두뇌와 컴퓨터의 결합 등을 현실화하려는 그의 시도가 인류를 위해 미래를 여는 것이 아니라 일부 엘리트의 특권으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렇게 ‘조물주에 버금가는 기업가’라고 평가받는 그의 권력은 산업, 금융, 사회, 외교, 정치 분야에 모두 걸쳐있습니다. 특히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는 그를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효율성 부서’의 수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미국 내 의견은 갈리고 있지요. 정부 혁신에 대한 기대가 있는 반면, 기업 실적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스스로를 신이라고 여기는 일론 머스크의 질주를 누가, 무엇으로 멈추게 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 현시점에서 우리의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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