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 행복은 널려 있다.

by 염홍철


저는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에게 ‘행복’에 대해 강의할 때 ‘소확행’을 강조합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하지요. 그러면서 어느 행복한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행복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이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행복은 어렵고 큰 의미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소소한 일들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러나 행복은 이렇듯 가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대가의 작품에서 경험하는 영감과 같은 무겁고 깊이가 있기도 하지요. 또한 우연히 찾아오기도 하지만 계획되고 설계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심리학 교수는 우연히 찾아온 소소한 행복을 설명하면서 김사인의 시 <조용한 일>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시인의 감수성으로 낙엽 하나가 곁에 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는, 그런 우연함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주위에는 행복이 널려 있지 않을까요? 그림 한 편을 보면서도, 책 한 구절을 읽으면서도, 우연히 마주친 어린아이의 웃는 표정을 보면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주장은 학술적으로도 증명이 됩니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다니엘 길버트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미래의 행복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로는 예상치 못한 작은 일들이 더 큰 행복을 준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것을 철학적으로 설명한다면 ‘삶의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열쇠라고 합니다.


지난 주말 걷기를 하며 느꼈던 바람의 시원함, 어제 출장에서 사무실로 돌아와 바로 커피를 내리며 맡았던 커피 향은 삶의 순간이었지만, 이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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