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도일보> 기고를 통해 ‘인간에 대한 신뢰’에 관해 글을 썼습니다. 주로 니체의 분석을 참고하였기 때문에 제가 내린 결론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모든 것은 사라진다>라는 파커 파머의 시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그 시 속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이 시를 쓴 파커 파머는 미국에서 존경받는 교육 지도자로 ‘위대한 스승’이라고 불림을 받을 정도로 교훈적인 글을 많이 썼지요. 그분이 쓴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은 저의 필독서로 다섯 번 이상은 읽은 것 같습니다. 먼저 <모든 것은 사라진다>라는 시를 읽어보겠습니다.
"머지않아 모든 것은 사라진다.
당신도, 당신이 한 일도
당신이 이룬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도
당신이 빛났던 순간들 그리고
어둠과 하나가 되었던 시간들마저도.
친구들, 당신이 사랑한 사람들
당신을 사랑해 준 사람들
당신에게 악의를 품었을 사람들
어느 하나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 곧 사라지거나
사라지는 중이거나 오래전에 사라졌다.
모든 것은 사라진다.
다만 무의식 중에 당신이 줄곧 따라왔던
그 실은 남는다.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모습과
당신이 했던 모든 행동을 꿰어주는 그 실
끝이 가까워질 때까지
따라왔는지도 몰랐을 그 실.
이제 당신은 안다, 모든 것이 사라져도
그 실만큼은 남아 있으리라는 것을
할 수 있는 한 멀리 그 실을 따라 가보라.
끝이 있는 게 아니라 상상할 수도 없는
광대한 삶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당신의 삶은 생각한 것처럼 솔로 무대가 아니었다.
언제나 자연과 인간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거대한 직물의 일부였다.
그 광대함은 자신의 작은 실을 따라가다가
그 실이 무한한 전체와 합쳐지는 곳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된다.
우리의 실은 제각기 자기 길을 가다가
하나로 합쳐져 삶이 된다.
이 웅장한 태피스트리 속에
이 걸작 속에 우리는 영원히 산다."
이 시에서처럼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궁극적으로는 우주의 신비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진리와 순리와 아름다움에 집중하며 길을 걷다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