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자아는 충돌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이성(머리)과 감정(가슴)의 충돌이지요. 이성은 합리적 판단을 전제로 한다면 감정은 직관적이기 때문에 종종 모순되는 선택을 이끌어냅니다. 동양과 서양도 충돌하지요. 서양의 자아라고 한다면 독립적입니다. 즉 개인의 자유, 자기표현 그리고 성취를 강조하지요. 그러나 동양의 자아는 상호 의존적입니다. 관계를 중시하고 집단적인 책임을 강조합니다. 계층 간에도 충돌하지요. 상류층은 개성과 선택의 자유를 지향하지만, 하류층은 연대와 제약 속의 협력을 더 중시합니다. 인간은 자기 이익을 좇는 본능 가졌으면서 동시에 공동체적 협력을 향한 욕구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탐욕과 이타주의도 서로 충돌합니다. 이러한 자아의 충돌에 대해 헤이즐 마커스 스탠퍼드대 교수와 앨래나 코너 예일대 교수는 <우리는 왜 충돌하는가>라는 저서를 통해 “이러한 충돌은 단순한 개인적 내적 갈등을 넘어서 문화적, 정치적 갈등이고 심지어는 국제적 분쟁까지 확대될 수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충돌을 극복하고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요? 위의 두 교수는 두 자아의 갈등을 피하려 하기보다는 자아를 인정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제안합니다. 구체적으로 상황과 관계에 따라 다른 자아를 발휘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공존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예컨대 가슴과 머리나 동양과 서양 같은 두 자아의 양극단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두 자아가 가진 강점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에서도 서양식 창의성과 동양식 협업 문화를 결합하면 더 강력한 혁신이 이뤄질 수 있지요. 따라서 공존을 위한 실천적인 전략은 둘 중 하나를 버리는 대신 두 자아의 요소를 합쳐 새로운 방식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나 기업에서도 다양한 자아가 존중받도록 설계할 때 갈등보다는 창조적 시너지가 커지는 것입니다.
헤이즐 마커스 교수와 앨래나 코너 교수는 자아의 문화적 사회적 충돌을 탐구하면서 이 충돌이 어떻게 갈등을 낳고 또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를 설명하였는데, 그 핵심은 인간의 자아가 단일한 것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두 자아 혹은 다중 자아가 공존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자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며, 충돌은 필연적이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차이를 통해 더 넓은 자아와 공동체를 구축하라는 것이 두 저자들의 핵심 해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