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인가?

by 염홍철



많은 사람이 ‘의미 있는 삶’을 주장하며 동시에 권장합니다. 무언가 좋은 삶, 행복한 삶, 품격 있는 삶 등이 연상되지만 구체적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 막연한 구호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철학자나 심리학자들이 그 개념을 어떻게 구체화했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의미 있는 삶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미 있는 삶을 강조한 대표적인 학자는 빅터 프랭클일 것입니다. 그는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고 말하면서, 의미의 원천을 3가지로 요약했습니다. 첫째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삶입니다. 일이나 창작 등이 포함되겠지요. 두 번째는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사랑하는 삶입니다. 여기에는 관계나 돌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는 피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한 태도입니다. 고난을 해석하고 견디는 방식을 의미 있는 삶이라고 본 것이지요. 그래서 그의 핵심적인 주장은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묻는 것이 의미라고.’ 한 것이지요. 이렇게 본다면 의미 있는 삶은 편안한 삶이 아니라 ‘내가 응답해야 할 요청이 있는 삶’을 말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의미 있는 삶을 조명했는데, 의미를 감정이 아니라 삶에 구조적 완성도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의미 있는 삶의 조건은 자신의 능력을 탁월하게 사용하고, 공동체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삶 전체가 일관된 방향성을 갖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의미는 ‘기분이 좋은가?’가 아니라 ‘내 삶이 어떤 인간형을 만들어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되겠습니다.


긍정심리학자로 유명한 마틴 셀리그만은, 의미는 ‘나를 넘어서는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의미 있는 삶의 조건은 나보다 큰 것(사랑, 가치, 공동체)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라고 했지요. 따라서 행복은 순간이지만, 의미는 서사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학자로서 의미 있는 삶을 주장한 사람은 윤영호 교수(의사)가 있습니다. 그는 의미 있는 삶의 기준은 ‘성과’가 아니라 ‘관계와 가치’라고 했습니다. 윤영호 교수는 말기 환자들과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임종을 앞두고 후회하는 것들을 제시했습니다. 그들은 거의 공통으로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큰 성공이 아니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 관계, 미루어둔 화해, 말하지 못한 감사와 사과,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살았는가에 대한 답의 부재를 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의미 있는 삶의 핵심 요소를 의미 있는 관계, 자신만의 가치 기준, 삶을 스스로 해석해 온 흔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임상실험을 토대로 주장한 것이기 때문에 보다 실질적인 해석입니다.


대체적으로 철학자들의 공통적 견해는, 의미 있는 삶을 편안한 삶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가 해야 할 몫이 있고, 빠지면 빈자리가 있는 삶을 의미 있는 삶이라 불렀습니다. 누군가를 책임지고, 어떤 일에 응답하며, 고통마저 해석하려는 태도 속에서 의미를 찾은 것입니다. 행복과도 다른 것이, 행복은 순간의 감정일 수 있지만, 의미는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나와 이어진다는 확신입니다. 그래서 의미 있는 삶이란 많이 웃는 삶이 아니라 오늘을 그냥 넘기지 않는 삶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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