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인생은 고유한 존재

by 염홍철


‘바다’라는 테마를 한 데 녹여 철학과 삶을 심도 있게 집필한 프랑스의 로랑스 드빌레르의 ‘섬’에 대한 글을 읽는데, 마침 라디오에서 이흥렬 곡인 ‘섬집 아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물론 드빌레르가 쓴 ‘섬’과 ‘섬집 아이’의 가사는 전혀 초점이 다르지만, 섬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섬이 들어간 노래를 들으니 이미지에서 유사점을 느꼈습니다.

섬집 아이의 ‘섬’은 전형적인 섬 동네의 풍경을 그린 것입니다. 다만 노래가 적막하고 청승맞은 분위기여서 섬에 대한 글을 읽는 순간 많이 와닿았습니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드빌레르는 이렇게 감상적인 섬집 아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케일의 섬에 대한 이야기를 썼지요.

우선 드빌레르는 섬은 “땅이 바다 위를 침범해 생긴 것처럼 보인다. 마치 땅이 물에 떠 있는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인 것처럼 말이다.”라고 섬을 설명했지요. 그런데 그는 섬의 부제로 ‘나답게 살기’를 택했습니다. 지구상에 똑같이 생긴 섬은 없고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섬’과 ‘나답게 살기’를 연결시킨 것이지요.

그는 인간도 각자 하나의 섬이라고 하면서 “획일적인 대중과 대항하는 섬, 오랫동안 다져진 화산섬, 투쟁하는 섬, 반대로 넓은 바다에 빠르게 생겨나는 섬”이 있다고 했습니다. 섬이 고유한 존재듯이 우리 인간도 각자 세상에 하나뿐인 대체할 수 없는 존재지요. 누구도 나와 똑같지 않고 나도 누군가를 완벽하게 모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일뿐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드빌레르는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나의 취향, 내가 싫어하는 것, 나만의 생각,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나의 추억, 나의 슬픔과 상처, 가끔 드러내는 나의 꿈 아니면 나의 행동, 내가 한 약속,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주는 노력이 모든 것이 어우러질 때 나는 나다워진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자기 자신이라는 유일한 섬이 되자고 주장했지요.

섬에 파도가 밀려오듯이 우리 인생에도 항상 ‘상실과 풍요, 회의와 확신’이라는 파도가 빠른 속도로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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