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사람은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겠지만, 저도 과거에 어느 조직이나 모임에서 최연소자일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딜 가나 최연장자가 되지요.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장유유서(長幼有序)란 “어른과 아이, 곧 상하의 질서와 순서가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게 유지되어야 올바른 사회가 유지된다.”는 말입니다. 물론 이것의 순기능이 있지요.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또는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관계 등에서 이런 관계들의 순서와 예의를 지키는 것은 공동체가 원활하게 기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유유서는 수직적 인간관계를 규정하는 것으로 부정적인 측면이고 시대정신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과 어울릴 때에는 장유유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들려주지요. 나이 많이 먹은 사람이 ‘장(長)‘이고, 나이 적은 사람이 ’ 유(幼)‘라는 장유유서의 질서는 현대 사회에서 맞지 않고, 역할의 크기에 따라 장과 유가 정해져야 한다고 하지요. 대부분 왕성하게 활동하는 젊은이들인지라 당연히 그 사람들이 장이고 저는 유일 수밖에 없지요.
사실 유가윤리로 통용되는 삼강오륜은 종적 또는 수직적 윤리로서 왕도주의나 가부장주의 같은 봉건 체제를 정당화하는 데 활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이것이 본래 유가의 윤리에서는 크게 벗어났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수평적 인간관계를 강조하는 MZ세대들에게는 통용될 수 없는 질서이지요. 저는 MZ세대를 비롯한 저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편하게 ’ 겸손‘을 가장한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방향으로 의식의 변화가 당위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저 자신이 신(新) 장유유서를 실천하여 상호 존중과 사회적 조화를 이루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