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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r 19. 2024

축구는 ‘피를 끓게 하는 뜨거운 그 무엇


  최근 우리나라의 프로 스포츠는 크게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야구, 축구, 배구, 그리고 농구 등이 있지요. 특히 프로 야구와 프로 축구는 경기장에 많은 관중이 동원되고, TV 시청률도 매우 높습니다. 프로 축구 K리그는 3월 1일 개막 경기가 시작된 이래 서너 번의 경기가 치러졌고, 프로 야구는 이번 주말(23일) 정규 리그가 개막됩니다. 대전에는 하나시티즌(축구)과 한화이글스(야구)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바야흐로 프로 스포츠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축구장으로 여러분을 모시고 싶습니다. 축구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든 관중은 계층과 연령, 성별을 떠나 하나가 되지요. 경기장에서만큼은 그동안의 무지근한 일상을 내려놓고 마음껏 자신을 발산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끼리 얼싸안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일이 전혀 민망하지 않은 장소가 바로 경기장입니다. 한 목소리로 자신의 팀을 응원하고 선수들은 그러한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경기를 이끌기도 합니다.


  아름답고 둥근 공은 때 묻지 않은 인간의 천진함과 혼연일체가 되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어 가지요. 그 순간 공은 선수와 관중 모두의 것이면서도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모든 스포츠 경기가 그렇지만 축구도 예측이 불가능해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지요. 축구의 묘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축구에 열광하는 제 모습을 뒤돌아보며 이따금 사소한 의문점을 떠올리기도 하지요. 축구란 대체 무엇이길래 전 세계 인류의 4분의 1을 90분 동안 들썩이게 하고 매혹시킬 수 있을까? 둥근 축구공 하나에 어떤 비밀이 숨어있길래 그토록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한 걸까? 물론 쉽게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얻기란 어렵겠지요. 그래서 축구란 그저 ‘피를 끓게 하는 뜨거운 그 무엇’이라는 정도가 답이라면 답입니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장석주 시인은 “누가 승리를 말하는가, 이것은 살육과 잔혹 행위가 없는 전쟁, 땀방울과 질주, 우연들의 날뜀, 궁극의 평화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시를 썼습니다.


  날씨 좋고 한가로운 주말, 축구 경기장을 찾아 가족과 함께 좋아하는 팀을 목청껏 응원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장석주 시인이 얘기한 ‘궁극의 평화’를 누리는 방법이 아닐까요? 여기에 가족이나 친지의 정까지 돈독해지는 것은 바로 축구 경기가 주는 보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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