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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r 19. 2024

예술가 지원인가, 예술 수요자 지원인가?(2)


  어제에 이어 대전에서 있었던 사례를 중심으로 이 문제를 한 번 더 접근하겠습니다. 2015년에 ‘대전 예술가의 집’을 개관하였습니다. 당시 너무나 낙후되어 사용할 수 없었던 시립연정국악원 건물(구 대전시민회관) 자리에 ‘대전 예술가의 집’을 건립하였고 대전연정국악문화회관은 둔산 문화예술단지에 신축이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하나는 시민의 세금으로 건립한 이 공간이 시민 중심 공간이어야 하는데 왜 예술가 중심의 공간이 되느냐 하는 반론이었습니다. 물론 이 시설은 예술가를 위한 공간이지만, 예술가들의 사용 공간(예술단체 입주)이면서 동시에 이 공간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회가 열리기 때문에 시민의 문화 향유권의 확대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어제도 논의했지만 예술가 지원(예술 공급자)과 예술 수요자(시민) 지원을 분리해서 대척점으로 설정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예술가의 영감과 재능이 창조적으로 작품화되어 예술 수요자 즉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당시에는 특별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으나 최근 어느 교수께서 ‘멀쩡한 건물’을 부수고 새로 건축한 것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건물은 전혀 ‘멀쩡’ 하지 않았고 비가 새고 군데군데 파손이 되어 정상적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안전상의 문제로 2층은 사용하지 못하고 1층만 부분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약 40년 가까운 낙후 건물을 철거하고 거기에 ‘대전 예술가의 집’을 신축하고, 국악중심지인 대전의 전통을 이어오는 ‘시립국악원’을 문화예술단지에 신축한 것을 예산의 낭비라고 볼 수 없습니다. 대전 시민의 애환이 깃든 시민회관을 철거하면서 그 건물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를 세워서 전통을 이은 바 있습니다. 1970년대 후반 공연·전시·행사 등 다목적으로 건축된 시민회관이 21세기에 와서 예술의 전당, 시립미술관, 시립연정국악원, 이응노 미술관, 예술가의 집 등으로 전문화되고 분화되어 재탄생된 시대의 발전적 변천에 의미를 두어야 하겠습니다.


  문제는 예술가나 수요자를 동시에 지원하면서, 특별히 서민이나 문화소외계층이 생활 속에서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 밀착형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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