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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Apr 01. 2024

글쓰기를 권장합니다


  글을 쓰는 것은 글재주가 있거나 전공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요. 유려한 문장이 꼭 높은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해박한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꼭 훌륭한 글은 아닐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읽는 분에게 공감을 줄 수도 있고 조그만 교훈을 줄 수도 있습니다.


  글을 모르는 나이 든 사람들이 ‘한글 깨치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간단한 작문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 글들이 시가 될 수도 있고 짧은 수필이 될 수도 있지요. 언젠가 소개했지만 일본에서는 93세에 시를 쓰기 시작하여 99세 때 첫 번째 시집을 낸 할머니도 있습니다. 그분은 문학 공부는 물론이고 체계적인 학교 수업을 받지 않으신 분이었지요. 글의 형식은 일기도 좋고, 짧은 시도 괜찮으며, 그저 몇 줄의 단상이어도 좋습니다. 꾸준히 글을 쓰면 글솜씨가 점점 향상되지요.


  글을 쓰는 일은 큰 위안을 줍니다. 마음에 떠다니는 상념들을 실타래 풀어내듯 하나하나 글로 표현하다 보면 생각 속에 얽혀있던 것이 풀어지기도 하고, 부정적인 것이 긍정으로 바뀌는 것도 경험하게 됩니다. 글을 쓰면서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구체적인 체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글쓰기가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좀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되지만 조지 오웰은 글쓰기란 “고통스러운 병을 오래 앓는 것처럼 끔찍하고 힘겨운 싸움”이라는 주장을 했지요. 묘사하려는 대상은 좀처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저항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했을 겁니다. 글쓰기와 관련하여 오래전에 소설가 공지영 작가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그분은 사형수를 대상으로 글쓰기 지도를 했는데, 그 후 “실제 삶이 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당연하지만 대개는 글이 거꾸로 실제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술회한 것입니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도 거의 매일 ’ 아침단상‘을 쓰지만, 제가 쓴 글에 스스로 구속되고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독자를 위해서보다도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오늘 몇 줄의 글이라도 쓰고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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