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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Apr 02. 2024

보문산 산책길


  충남 예산이 고향이고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배가 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서울과 외국에서 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3년간 학교를 다녔던 대전이 그리웠던지 5월의 어느 주말 대전에 와서 간단한 트래킹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하자는 제안이 왔습니다. 좋아하는 후배의 제안이라 당연히 만나자고 약속했지요. 대전 둘레에 산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산을 안내할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보문산 산책길’을 선택했습니다. 이 기회에 보문산을 소개하면, 보문산은 대전 시민들의 정취가 젖어 있는 대표적인 명산입니다.


  정상의 높이가 해발 457.6미터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보문산의 녹음은 대전 8경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울창하지요. 마애여래좌상, 고려시대 절터인 석조(石槽) 등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고 골짜기에 20여 곳의 약수터가 있습니다. 주봉인 시루봉 아래 고촉사에는 미륵상을 닮은 자연 암석이 있습니다. 시루봉 반대편에는 삼국시대의 석축산성인 보문산성이 있는데, 성안의 장대루에서는 대전의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시루봉이나 장대루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면 북쪽으로는 대전천이, 서쪽에는 유등천이 흐르고, 이 두 하천이 갑천과 합류하여 금강과 만나는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보문산이라는 이름은 보물이 많이 묻혀 있어 보물산이라 불리다가 보문산으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고, 나무꾼이 죽어가는 물고기를 살려주어서 얻은 ‘은혜를 갚는 보물 주머니’에서 유래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문산은 등산하기에 좋은 산입니다. 10여 개의 산행 코스가 있어 대전 시내 어디서나 접근하기 쉽고 계곡에는 사계절 물이 흘러 언제나 쾌적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등산 초보자들도 빨리 적응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등산 코스가 개발되어 있고, 가파른 산비탈과 느슨한 경사가 혼합되어 있어 등산의 묘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매 주말 걷는 길이지만, 5월의 어느 주말 후배와 함께 옛날 고등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보문산 산책길’을 걸을 생각을 하니 지금부터 설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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