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염홍철 Apr 06. 2024

리더십의 제1원칙은 겸손이다.



  그동안 리더십에 관한 많은 저서를 접해봤지만 10번 이상 읽어도 더 읽고 싶은, 아니 더 읽어야 하는 책이 두 권 있습니다. 하나는 헤럴드 마이라, 마셜 셀리가 지은 <빌리 그레이엄의 리더십 비밀>이고, 다른 하나는 16년간 스탠퍼드 대학 총장을 역임한 존 헤네시가 쓴 <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입니다. 거기에는 리더십 뿐만 아니라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어서 읽고 또 읽습니다.


  리더십의 최고 경지를 이룬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존 헤네시 총장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리더십의 제1의 원칙으로 ‘겸손’(겸허함)을 꼽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에스델 스미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겸손은 강하나 과하지 않고, 조용하나 침묵하지 않으며, 확실하나 오만하지 않다.”라는 말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겸손이란 그 힘이 “‘자신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지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리더십의 발휘는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존 헤네시 총장은 다양한 리더들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10가지 핵심 자질들을 도출해냈는데, 맨 처음으로 제시한 조건은 ‘겸손’이었습니다. 헤네시 총장은 자신감과 겸손을 비교하면서 설명했습니다. 겉만 보면 자신감이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자신감으로 위장한 겉모습이나 거짓된 허세, 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과 품성에 대한 진정한 인식은 자신감이 아닌 겸손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헤네시 총장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겸손을 설명합니다. 겸손은 첫째로 우리가 이루는 성공의 상당 부분은 행운 덕분이라고 자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행운,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다는 행운, 부모님 모두 대학을 나왔다는 행운, 그래서 이런 환경에서 태어난 것은 순전히 조상들의 덕분이지 나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자신은 학계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자신을 겸손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근무하는 한 건물 안에도 자신보다 많이 아는 사람이 항상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있는 그 자리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한 겸손의 토대 위에서 진정한 리더십이 발휘되었지요.


  위와 같이 두 분이 강조하는 것은 마하트마 간디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간디는 “자신의 지혜를 과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 가장 힘센 사람도 약해질 수 있고, 가장 현명한 사람도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상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겸손을 강조하다 보면, 진취성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이것이 오히려 리더십의 결핍을 가져오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겸손과 열정을 융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힘과 한계에 대해 자각하면서도 한계와 장애물을 극복하는 꾸준한 열정을 발휘해야 합니다. 헤네시 총장도 겸손을 갖추는 것이 야심 부족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남들의 유익을 위해 야심을 품어야 하나 겸손한 태도가 뒷받침되어야 결과물이 나옵니다.


  기업경영에서도 겸손이 필요합니다. 짐 콜린스 스탠퍼드대 교수는 위대한 기업은 열정뿐만 아니라 여기에 겸손을 결합해야 한다고 했지요. 그러나 겸손을 가장 실천해야 할 사람들은 역시 정치인이나 선출직 공무원입니다. 그분들의 겸손은 유권자들 앞에서 90도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 옳지 않을 수도 있음을 깨닫거나, 실수했을 때 그것을 진심으로 인정하는 것이지요. 정치인들이여! “당신은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닙니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자유'를 올바로 이해하고 있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