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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Apr 06. 2024

냉면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도 냉면을 많이 먹었을 것입니다. 물론 한겨울에도 냉면을 즐기는 분이 많기 때문에 냉면에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무더운 여름 한복판에서 즐기는 쫄깃하고 고소한 면의 느낌과 시원하면서 담백한 육수의 맛은 어느 음식과도 비할 바가 아닐 것입니다.


  냉면은 면의 재료에 따라 평양식과 함흥식으로 나누어집니다. 평양냉면은 메밀로 면을 만들고, 함흥냉면은 감자나 고구마 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평양냉면보다 더 쫄깃합니다. 또한 평양냉면은 육수 이외에 동치미 국물이 사용되기도 하고, 그런데 의아한 점은 우리가 여름 음식의 대표주자로 꼽는 냉면의 발상지는 두 곳 모두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추운 북한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식재료의 성질이 기후와 풍토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냉장고가 없었던 예전에 더운 지역에서 차고 시원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냉면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쌀농사보다는 밭농사 위주의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작물이며, 겨울이 긴 기후 특성 때문에 음식을 만들어 먹기가 용이한 북한 지역에서 냉면은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냉면은 북쪽의 평양냉면과 남쪽의 진주냉면으로 대표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진주냉면은 평양냉면과 달리 고기보다는 건어물(마른 새우, 황태머리, 멸치, 다시마 등)을 써서 육수를 뽑는다고 하고, 고명으로 육전을 올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요즘은 만드는 집에 따라 육수 재료가 다양하니까 건어물이라고 규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이 보았어도 특별히 냉면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을 보면 냉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맛이 좋고 먹기 편한 냉면은 비타민 함량이 많고, 혈관과 내장을 튼튼하게 해 줍니다. 특히 양질의 탄수화물과 단백질, 철분,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여 자라나는 청소년의 근육과 뼈의 성장에 매우 좋은 음식이니 김치, 불고기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으로 육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특히 외국인의 입맛을 감안한 냉면을 개발하고 널리 전파한다면 냉면의 세계화를 이루어 볼 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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