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빛나는 한 페이지 <허니와 클로버>

2007년 1월 11일 개봉

by 윰윰
img.png 출처: 다음 영화


당신의 청춘 중 가장 빛나는 페이지는 언제인가요?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때가 언제인지를 묻는다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대학생 때였던 것 같다. 수험 공부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끼기도 했고, 시간표 짜는 것부터 등하교 시간, 공강 시간 보내는 것까지 다 내 자유였으니까 너무 좋았는데 사실 자유로웠던 것은 좋았으나 알차게 보냈나 생각해 보면 오히려 그때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서 꼭 모든 시간을 알차게 보내진 않았던 것 같다.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더 다양한 활동들을 해 보고 많은 경험들을 해 보고 싶지만, 시간은 돌릴 수 없고 먼 훗날엔 또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그때 뭔가 더 할 걸이라고 생각할 것 같으니 지금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하긴 한다.

그런데 정작 당시에는 지금이 가장 내 인생에서 빛날 때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우습게도 이 영화를 보면서 "아, 뭔가 대단한 걸 하지 않아도, 나름의 고통과 찌질함이 있어도 청춘이란 아름다운 거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일본의 미대를 배경으로 하여 여러 인물의 청춘을 보여 준다. 캐릭터가 은근 평범한 캐릭터가 없이 다들 개성이 있는데 그 나름대로의 연애에 대한 고민, 진로에 대한 고민, 삶에 대한 고민들이 녹아 있다. 아마 나도 대학생 때 봐서 그런 이야기들에 더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동명의 [허니와 클로버]라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만화보다 영화를 먼저 보고 그 반짝 반짝이 마음에 들어 만화책도 모두 구매를 했다. 만화와 영화는 약간 내용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둘 다 매력적이어서 볼 만하다.


나는 오늘, 다른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보았다.

친구로서는 좋지만 남자 친구로서 사귀기에는 뭔가 애매해 보이는 다소 내성적이고 평범한 다케모토(사쿠라이쇼)는 하구미(아오이 유우)를 처음 만난 순간, 사랑에 빠져 버린다. 하구미는 매우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는데 내성적인 편이라 다케모토는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다른 미대생인 마야마(카세료)는 연상의 건축 디자이너를 좋아하는데, 그 디자이너는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며 마야마의 마음을 알면서도 응답을 하지 않는다. 그런 마야마를 짝사랑하는 아유미(세키 메구미)는 마야마의 사랑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쩔 수가 없다. 마야마를 그저 바라볼 뿐이다. 여기에 인물이 한 명 더 더해지는데 워낙 자유로워서 학교를 8년째 다니고 있지만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모리타(이세야 유스케)가 있다. 모리타와 하구미는 서로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 다들 나름대로의 사랑을 하고 있다. 다케모토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하구미와, 하구미가 좋아하는 모리타를 바라보며 천재적인 재능이 없는 자신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한다. 그리고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면서 답을 찾고자 한다. 일주를 하던 중 이동하며 건물을 짓는 팀을 만나 일을 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깨닫게 된다.


사랑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이 영화를 홍보할 때 '사랑에 빠지는 순간, 본 적이 있나요?'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했었던 것 같은데, 바로 다케모토가 하구미를 처음 본 순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때 다른 인물이 우연히 그 장소를 지나가다 다케모토를 보고 오늘 다른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보았다고 하는 내레이션이 있었다. 그 장면이 나에게도 굉장히 눈에 선한 것이 하구미가 천재성을 발휘해서 파스텔톤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바람이 불면서 벚꽃잎들이 휘날리는 것 같은 효과가 있었다. 거기에 그림에 열중한 하구미를 보며 눈을 떼지 못하는 다케모토의 얼굴이 한눈에 반한다는 것을 믿지 않았던 나를 납득시켰다. 뭔가 그 첫사랑의 몽글몽글함, 하지만 다가가기는 조심스러운 짝사랑이 다케모토를 통해 잘 드러난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마야마나 아유미의 사랑은 어떤가. 보답받지 못할 걸 알면서도 계속 마음이 간다. 짜증도 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걱정부터 되고 그냥 옆에만 있어도 좋다가도 또 상처를 받고 아주 마음이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든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마음을 탓해 봐도,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은 그런 것을 말이다. 뭔가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고 나라면 이렇게는 못하겠다 싶은 부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지금 보면 또 느낌이 좀 다를 것 같기도 한데 나의 대학생활과는 좀 달랐지만 대학 시절이 그리울 때 한 번쯤 꺼내 보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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