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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ica Jul 15. 2019

달팽이 뿔 위에서 다투는 인생, NO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라면 직장에서 승진이나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조직에서 분투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런 다툼을 미 없다고 느끼는 나 같은 사람 조직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 별로 미가 없다. 내가 정말 재미있어 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데 돈까지 벌 수 있는 쪽이 내게는 더 잘 맞는다.


중국의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이렇게 읊은 바 있다.  




술잔을 들며(對酒)


달팽이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는가(蝸牛角上爭何事)

부싯돌 번쩍하듯 찰나에 사는 몸(石火光中寄此身)

풍족하나 부족하나 그대로 즐겁거늘(隨富隨貧且歡樂)

하하 크게 웃지 않으면 그대는 바보(不開口笑是癡人)




일본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우주로부터의 귀환』은 우주비행사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이 우주에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는지를 다룬 책이다.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본 우주비행사들은 하나같이 지구에서 벌어지는 온갖 다툼이나 전쟁 같은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안의 국가와 그 안의 인류는 아주 작은 존재였다는 것이다.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한 영향이었는지는 몰라도 우주비행사들 중에는 나중에 성직자가 된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현실이 덧없다고 느끼는 시각은 허무주의적이고 더 나아가면 현실 도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직장인이 살아가기 힘든 시대다. 지금의 추악한 직장 생활이 내 인생의 핵심이라면 누가 견딜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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