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란 월급과 노동력을 일대일로 교환하는 곳’이라는 말은 회사 다닐 때 후배들한테 내가 자주 하던 얘기였다. 그때는 아직 월급 받는 만큼 아웃풋이 미치지 못하는 상태인 신입 후배들에게 하루빨리 1인분의 기자 실력을 쌓자고 했던 얘기였는데, 지금 이 말을 다시 떠올려보니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직장은 그냥 월급과 노동력을 일대일로 교환만 하는 곳이니까 이론적으로 고용주와 직원은 대등한 관계다. 월급 주는 자가 고압적으로 직원들을 머슴 다루듯 하는 것은 부당하고, 직원도 급여를 받는 대가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으니 사장님, 저와 우리 가족을 먹여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으로 숙이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 그런데 왜 우리의 직장 생활은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로 나뉘어 이리도 고단한가.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어쩌면 대등한 관계임을 자각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나는 회사를 다니다가 근무 분위기가 과도하게 나빠지는 때가 오면 여기에 계속 남아있을지, 이제 다른 곳으로 옮겨갈 때가 온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곤 했다. 물론 회사에서는 이런 티를 내지 않았지만 나는 언제나 내 마음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살았다. 나는 항상 내가 용병이라고 생각했으며, 근무할 때는 월급 그 이상의 가치를 최선을 다해 제공하더라도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마음 따위는 먹어본 적이 없다. 직장인은 부품이고 때 되면 교체되는 존재라는 걸 늘 생각했다.
회사조직에는 딱히 정을 주지 않았지만 나는 같이 일한 동료 선후배들은 사랑했다. 그래서 회사를 여러 번 옮겨 다녔어도 사람을 잃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이직을 많이 한 덕분에 인맥이 넓어졌다. 인맥 넓히려고 이직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인맥이 확장되는 결과가 됐다는 얘기다. 아무튼 다니는 회사는 바뀔지언정 우리 곁에 사람은 남는다. 착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