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탈출에 무사히 성공한 후 내가 작가 겸 번역가라는 새 직업에 적응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오랜만에 친한 선배를 한 분 만나서 근황 토크를 하다가 그 선배도 나처럼 회사 탈출 준비가 거의 다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선배의 방식도 꽤 재미있었다.
그 선배는 재테크에 대한 별 생각 없이 살다가 어느 날 각성하고 뒤늦게나마 재테크 경로로 들어섰는데, 대출이라는 지름길을 활용해 시간을 단축했다. 각성 후에 열심히 모은 저축에다가, 대출 받은 자금을 더해서 자그마한 상가건물을 산 것이다. 나처럼 대출 없는 인생도 있지만, 선배처럼 감당할 수 있는 배포가 된다면 이렇게도 할 수 있다.
선배는 그냥 있는 건물 사서 바로 순수익을 낸 것은 아니었단다. 아주 허름한 건물을 사서 직접 페인트도 칠하며 최대한 비용을 절감했고, 그렇게 인테리어로 멋지게 탈바꿈시켜 건물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현재 그 선배는 대출 이자를 제하고도 상가에서 매월 200만 원 정도 순수익을 남기고 있단다. 나처럼 싱글여성인 선배의 생활비 역시 100만 원 전후라 하니 이 정도면 선배도 당장 회사를 탈출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셈이다.
하지만 나는 그 선배에게 선배의 회사 탈출 준비가 얼추 다 되었으나, 그래도 회사를 다닐 수 있는 한은 최대한 다니시라고 했다. 퇴사를 최대한 늦출수록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금액의 퇴직금을 받고 나올 수 있으며 경력도 최대한 쌓을 수 있다고. 나야 회사 탈출을 결정할 당시, 하산(?)할 때가 됐음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에 결행했지만, 다행히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면 굳이 미리 나올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그 선배는 나중에 때가 왔을 때 퇴사를 한다면 본인의 전문성을 살려 작은 사업을 하려는 구상을 하고 계신다 했다. 그 선배라면 그때가 온다면 아마도 잘 하실 것 같다. 안전판을 튼튼하게 준비해놨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는 이런 사례 외에도 더 많은 사례들을 배우거나 참고하고 싶다면 몇몇 인터넷 재테크 커뮤니티에 들어가 볼 것을 권한다. 다음 ‘맞벌이부부 10년 10억 만들기(10 in 10)’, 다음 ‘행복재테크’, 네이버 ‘월급쟁이 재테크 연구 카페’, 네이버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등에 들어가 보면 이런 목표로 열심히 달리는 많은 분들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