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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철현 Nov 08. 2020

아! 펜실베이니아

해리엇 터브먼(1820-1913)의 트럼프 저주 

펜실베이니아는 미국 건국과 깊은 관련이 있다. 주도(州都) 필라델피아는 독립 당시 수도였다. 미국의 5대 도시다.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U Penn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펜의 와튼스쿨(MBA) 졸업생이다. 유명한 자유의 종(Liberty Bell)은 독립 정신을 상징한다. 


11월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당선에 필요한 전체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538명 중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인단은 20명. 민주당 존 바이든 후보나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양쪽 모두 펜실베이니아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펜실베이니아보다 선거인단이 더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 뉴욕(29명), 플로리다(29명)이다. 이들 주의 선거인단은 초반에 결정되어 주목을 끌지 못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남북전쟁(1861-1865)과도 관련이 깊다. 링컨이 게티즈버그 연설을 했던 곳이다. 노예 자유주였다. 남부에서 많은 노예들이 도망쳐 펜실베이니아에 정착했다. 남부의 노예들이 북부로 도망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흑인 영웅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남자는 존 브라운이고 여자는 해리엇 터브먼이다. 브라운이 무력봉기를 통해 노예제를 폐지하려고 했지만, 터브먼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조직력으로 차별화된 리더십을 발휘했다. 터브먼의 원래 이름은 '민티'다. 남부 농장에서 도망쳐 자유를 찾아 필라델피아에 정착한 후에 지은 이름이 해리엇 터브먼이다. 


남부의 경제적 자원은 면화였다. 면화는 농장을 중심으로 재배되었는데 주노동력은 노예였다. 노예 숫자에 따라 농장주의 부의 크기도 정해졌다. 노예는 남부의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인력이었다. 흑인 노예들은 짐승처럼 일하고 짐승보다 못한 처우를 받았다. 소유물로 노예시장에서 사고팔았다. 오늘날에도 남부는 인종차별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Deep South는 정도가 더하다. KKK가 괜히 조직된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남부에서 인권지도자들이 많이 나왔다. 남부인들에게 링컨(공화당)은 불구대천의 원수였다. 노예해방이 남부 경제를 황폐화시켰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남부가 공화당 텃밭이 되었지만, 링컨 이후 남부는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유권자의 표심도 바뀐다. 


펜실베이니아로 도망쳐 자유를 찾은 해리엇 터브먼은 노예 탈주 비밀조직 '지하철도’의 차장(conductor)이 되었다. 노예 탈주를 위한 길 안내자였다. 남성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해리엇은 열아홉 번이나 남부에서 300여 명을 북으로 탈출시켰다. 별명은 ‘모세’였다. 애굽에서 유대인을 탈출시킨 그 모세다. 노예주들이 해리엇에게 건 현상금만 총 4만 달러였다. 남북전쟁 시기에는 북군의 첩보원으로 활약하는가 하면 군사작전을 지휘했다. 미군 최초의 여성 지휘관이었다. 


그녀는 2016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20달러 지폐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다. 역사는 그녀를 잊지 않았다. 최초로 흑인 여성이 지폐 인물이 되었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엇 터브먼을 주인공으로 하는 20달러 지폐의 발행을 연기했다. 그가 얼마나 인종차별주의자이며 백인우월주의자인 것은 알 사람은 안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 유권자의 심판이 결정타가 되어 재선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펜실베이니아의 자유의 상징이자 노예 해방 영웅 해리엇 터브먼의 저주일 것이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22/2016042200367.html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73379.html#csidx8152e9d4c45969cb7dadf112b6c9f5a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61202046019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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