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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철현 Sep 24. 2020

화양연화(花樣年華)를 꿈꾸며...

어느 시인의 해법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The most beautiful moments in your life)'을 표현하는 말이다. 영화, 드라마의 타이틀로도 자주 인용된다. 누구나 화양연화를 꿈꾼다. 아직 오지 않은 그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더 아름다운 인생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서정 시인 정현승(1939 ~)은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에서 "언제?"에 대해 다분히 시적인 답을 내놓는다. 바로 "모든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내 열심에 따라"라는 단서를 붙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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