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지 잘한다 너 기특하다
긴 여름 낮이 꼬리를 자르고 가버린 후
잎과 줄기 사이에 바리케이드를 쌓아
물도 양분도 오가지 못하게 가둬
여름의 총애를 희생할 준비를 마쳤다
마르고 고인 여름 물질을 파괴해
빨강 주황 노랑 가려진 색이
잎 끝부터 타고 내려온다
단절과 숙성의 시간을 잃어버려
행여 DNA에 새긴 열기로
스스로 가랑잎이 돼버리는
미련한 삶을 경계해
날마다 겸손함에 고개 숙인다
위 옆 하나 둘 낙하를 시작한다
제 역할을 온전히 해내고
어머니의 품으로 뛰어드는 너
그래 수고했다 박수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