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원을 다닌 지 두 달째 접어들었다. 처음에 비해 좀 지겨워하는 것 말고는 큰 변화가 없다. 예상외로 아이는 금방 못 다니겠다고 나자빠지지 않았다.
그사이 편입생 명단이 학부모회로 전달이 되었는지 오늘 오후부터 학교밴드에 가입하라는 안내와 임원들의 인사문자가 날아오기 시작하더니 저녁에는 급기야 단체 카톡방에 인도되었다.
재학생 학부모들의 환영 인사가 쏟아지고 다른 편입생 학부모들의 소개가 이어지는 시끌벅적한 그곳에서 나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침묵하고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등 떠밀려 인사라도 안 할 수 없는 형국이라 아직 미결정 상태인 우리 집 사정을 간략하게 알리고 단톡방을 나왔다. 짧게 글로 전하기에 오해가 생길 여지가 있을까 봐 마음이 쓰여 곧바로 학부모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이가 마음을 돌리길 기다리는 중인데 잘 안될 것 같다, 아마 입학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해와 위로를 담은 상대방의 마음이 목소리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통화를 끝내고 휴대폰 화면의 종료 버튼을 누르는데 뜻밖에 눈물이 쏟아졌다. 주방에 선채로 얼굴을 두 손에 파묻었다. 마음을 졸였던 두 달 남짓 시간 동안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던 수많은 감정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와 솟구쳤다가 일시에 증발되는 기분이었다. 모든 게 끝이 났음을 실감했다.
아이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다가왔다.
“엄마, 울어?”
“응.”
“슬퍼?”
“응, 많이.”
그러고는 잠시 말없이 내 옆에 있더니 가만히 손을 잡았다.
“오늘 하룻밤만 더 생각해 볼게.”
그날 밤 가족 세명 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이의 갈팡질팡하는 마음은 초를 다투어 바뀌었다.
두렵지 않을 리 없다. 아기 새도 첫 비행은 목숨 걸고 할 테다. 날개를 퍼덕일 수 있을지, 바람을 잘 탈 수 있을지, 행여 천적이 나타나 공격당하지는 않을지, 어미 새를 놓치지는 않을지, 다시 둥지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럼에도 어미는 때가 되면 새끼를 둥지 밖으로 몰고 새끼들은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날아간다. 온전한 자신만의 둥지를 만들러.
이제 아이의 첫 날갯짓을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숨죽여 목도할 시간이 내게 온 것이다.
아침이 되자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아이가 안방으로 와 결심을 전했다.
“나 갈게.”
마침내 아이는 두려움을 이기고 날개를 활짝 펴 첫 비행을 할 용기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