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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미 Mar 20. 2018

나도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

1일1리뷰: 내가 이런 선배가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나와 선배. 나와 선배. 뭔가 제목만 들어도 훈훈하다. 나는 선배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없다. 조언을 듣고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단순히 ‘선배’라고 부를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선배다. 반면 선배라는 말이 입에 착착 붙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책 ‘나와 선배’는 일본 인기 잡지인 ‘POPEYE’에 3년간 연재된 ‘동경하는 선배를 만나러 갑니다’라는 프로젝트를 묶은 것이다. 디자이너, 음악가, 사진가, 건축가, 배우, 영화감독, 가수 등등 각계각층의 선배를 찾아 패기 넘치는 후배가 인터뷰한 내용이다. 내용만큼이나 편안한 선배들의 일상 사진이 마음에 든다. 


대부분이 모르는 사람이지만 유일하게 안다고 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 종종 일러스트를 실어 알게 되었는데 알 수 없는, 이게 잘 그린 그림인지 나만 알 수 없는 건지 헷갈리는 일러스트가 특징이다. 

한여름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찾아갔는데 안자이 미즈마루는 더운 날에도 남색 재킷을 입고 모카신을 신고 있었다고 한다. 안에는 셔츠를 그 안에는 헨리넥 티셔츠를 입고. 그는 자신이 덴쓰, 라는 회사에 입사 시험을 볼 때 면접관이 가장 먼저 신발 어디서 샀나?라는 질문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멋쟁이다. 


“굳이 멋을 내려고 하지는 않아. 당연히 입어야 할 옷을 입을 뿐이지. 예를 들면 말이야. 예전에 외국에서 살다가 귀국한 친구네 집에 갔을 때, 잠깐 현관 밖으로 나갔던 친구가 춥다면서 다시 들어오더니 현관에서 더플코트를 턱 걸치는 거야. 그걸 보고 이 친구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 거야.”


결국 그때의 상황에 따라 어울리는 차림을 자연스럽게 갖추면 된다는 이 말이 나에게도 인상 깊었다. 선배란 그런 것 같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특정 분야의 이야기만을 해주는 게 아니라 오늘 입은 옷, 먹은 음식에 관해 거리낌 없이 술술 풀어놓는 사람. 그래서 만나기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다음에 또 보고 싶은 연락하고 싶어 지는 사람 말이다. 




#나와선배 # 히라노타로 #한스미디어 

#선배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읽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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