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리뷰: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아무렇게나?
최민석 작가의 에세이집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구매했다. 내용도 살펴보지 않고 결제 버튼을 누르려던 나는 꽈배기의 맛과 꽈배기의 멋, 두 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냥 아무거나 골라서 산 게 ‘멋’이었다. 왠지 ‘맛’은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개인적으로 음식, 여행에 관한 책을 안 좋아함) 꺼려졌다. 책이 도착해서 한참을 읽는 중에 그가 나온 몇 종류의 팟캐스트를 듣게 되었고 꽈배기의 멋과 맛이 오래전에 나왔던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의 개정판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심지어 이 책이 있다. 최민석 작가에 대해 1도 모르던 그 시절 뭐에 홀린 듯 이 책을 샀는데 결과적으론 팬이 되었다. 어쨌거나 나는 읽은 책을 또 산 셈이었다. 근데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로운 건 왜지? 역시 에세이는 한번 읽고 나면 잊히기 마련이라 그런가 보다.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다시 살펴보았다. 뒤 표지에 이런 부제가 있다.
“지극히 사소한 것까지도 글감 삼아 뚝딱 써내는 최민석의 일상 에세이”
지극히 사소한 것도 글감 삼아 뚝딱 써내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가 최민석의 에세이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글보다 재미있는 게 그의 입담이다.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한 번 더 들어야지 했던 팟캐스트는 최민석 편이 처음이었다. 꽈배기의 맛과 멋으로 출연한 팟캐스트 중 김하나의 측면돌파(예스24 책읽아웃)에 나왔을 때가 제일 웃겼다. 궁금하신 분들은 꼭 다시 듣기 해보시길. 졸음이 싹 달아남.
‘꽈배기의 멋’에서는 ‘에세이를 쓰는 법’ 편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에세이란 무릇 “되는대로 빨리 쓰는 게 오히려 낫다”고 여긴다. (중략) 에세이는 그냥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아무렇게나 쓰는 게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중략) 대신 그러기 위해서, 평소에 다른 소재나, 다른 이야기로 글을 쓰는 연습을 충분히 한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야 매력적인지 관심을 끊지 않고 일상 속에서 살펴본다. 소설을 쓰며 어떤 문장이 좋은지, 어떻게 전개되는 사건이 재밌는지 꼼꼼히 기억해둔다. 그러고 나서 에세이를 쓸 때는 ‘가벼운 1루타 하나를 치려는 타자의 심정’으로 앉는다. 그걸로 충분하다. 그러다 보면 때에 따라서 2루타가 나오기도 하고, 3루타가 나오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홈런이 터지기도 한다(물론 흔치 않지만). 당연히 삼진을 당하기도 한다. 그럴 땐 툴툴거리며, 그저 다음 타석을 기다린다. 다음 주에 잘 써야지, 하고 마음 먹으면 그만이다.”
어쩜 이렇게 내 생각과 같은지.
#꽈배기의멋 #최민석 #북스톤
#사소한 글감으로 에세이 쓰는 법이 궁금할 때 읽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