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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미 Mar 23. 2018

뭐라도 해보는 건 중요하다

1일1리뷰: 한 것과 하지 않음의 차이를 아는 사람으로부터

오랜만에 스릴러 소설을 읽었다. 장르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확인하긴 했다. 스릴러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스릴러라고 하기엔 너무 잔잔하게 뭉클하다. 딸을 잃고 아내마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남자가 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그가 3년 전 딸을 죽인 진범을 찾아 나선다. 


서미애 작가의 책은 처음 접했다. 우연히 예스24에 올라온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알 수 없는 포스에 끌려 책을 주문했다.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친오빠가 죽게 되는 일을 겪었다. 예사로운 소설이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세월호 참사 일주기를 맞아 주인을 잃어버린 단원고 학생의 빈방을 찍은 사진 한 장에서 이 소설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을 시작하고 늘 하던 대로 아이를 배웅했을 가족과의 마지막 인사. 그게 마지막 인사라는 걸 알 게 된 뒤의 가족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나로선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다. 세월호 일이 있은 뒤 아주 가끔씩 상상해 보곤 했다. 내 아이가 죽는다면… 대답은 ‘미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아’라고 대답은 쉬웠지만 가상이 아닌 진짜 이런 일을 겪은 사람들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감히 그걸 어떻게 상상하겠는가. 상상은 그런 데 갖다 붙이는 게 아니다. 


결국 아버지는 딸을 죽인 진법을 찾게 된다. 진범에게 묻고 싶은 건 단 하나였다. 왜 내 아이를 죽였는가? 진범의 대답은… (책을 직접 읽어 보시길) 

책 말미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그러면 잘못된 일들을 바꿀 수 있을 것처럼. 하지만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야 모든 것이 전과 같아질까? 잘못된 길로 가기 시작했다고 느끼는 순간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한다고 결과가 달라질까?

어느 때로 돌아가든 답은 같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 

누군가는 그랬다. 

우리가 사는 이곳이 지옥이 된 이유는 악마들이 나쁜 짓을 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범을 찾았다고 해서, 그에게 딸을 죽인 이유를 들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과거보다는 다른 일상을 숨 쉴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별이사라지던밤 #서미애 #엘릭시르

#단숨에 읽히는 한국형 스릴러 소설이 궁금할 때 읽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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