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나서 쓰는 글
블로그에는 2012년부터 매달 읽은 책을
쭉 정리해 놓는데 현재 읽고 있는 책에는
제목 옆에 '中'이라고 체크해 두고
다 읽으면 그 '中'을 지운다.
한 권을 다 읽고 그 한자를 지울 때의 기분이 좋다.
가끔은 그 글자를 지우기 위해 읽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속도를 내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이 또한 보여주기에 급급한 내 모습.
나 혼자 기록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요새 어떤 책을 읽고 있고
얼만큼을 다 읽었다는 걸 누군가는 본다는 걸 의식하는 건데.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마치 나의 지적인 이미지가 상승하듯
빠르게 지우고 싶어 한다.
한동안 다독에 집착하지 않기 위해
체크를 안 해보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어떤 책을,
몇 권을 소화했다는 표시만은 꼭 하고 싶어 지는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