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나감의 이유
"등산하는 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 거지."
-조지 말로리(에베레스트 등반)
"난 씨x 나만의 길을 간다." "우린 다 끝났어 돈 때문에 하는 거지."
-오아시스 (영국의 록 밴드)
어떤 일을 하는데 이유가 필요할까? 그 정당성이 필요할까? 이런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란 그렇다. 사람들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이유없이도 소위 말하는 군말 없이 그 일을 해내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공갈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야 다만 그건 허위이자 과장이다. 그 사람 그대로의 이유가 되기도 때문이다. 그렇지만 역시 나같은 사람에게는 이유가 필요하다. 나는 이유를 굉장히 착취하듯 찾는다. 난 이유없이는 - 그 이유라는 게 지극히 이기적이고 작위적이더라도 - 못 살아가는 사람이다. 타당성이 있어야 예스라고 답할 수 있고 그 일을 실행할 수 있다.
이 이유란 목적이란 말과 엇비슷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도 그런데, 최근에 집안일을 시작했다. 다름 아니고 어머니를 위해서. 그간 속 썩였으니 집안일이라도 하자는 생각이었다. 이게 이유이자 목적이다. 만약 이런 목적성이나 이유없이 집안일을 내가 해냈다면 그때의 난 분명 단단히 미쳐있을테다. 이런 사례가 '나'라는 사람에 국한하여 이유와 목적이 거의 동일시되며 그거에 광적으로 매달리는 사람인 것을 보여준다.
난 이전 글에 이어서 말하자면, 이유를 매번 다르게 내었기에 확고한 기준이 필요했다. 산은 그 답을 제시해 주었다. 저 언덕 아래에는 성당이 있다. 그러니 가라. 친구가 선물해준 목주는 집에 있었지만 그 십자가는 나를 성당까지 이어주었다. 그렇게, 성당을 처음으로 갔다.